경남에서는 독립예술영화를 볼 수가 없게 됐다. 도내에 유일하게 있던 거제아트시네마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거제아트시네마가 문을 닫은 이유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사업이 종료됨과 함께 자금줄이 끊어져서이다. 거제아트시네마가 유일한 맥을 이어오고 있는 동안 경남도와 거제시의 지원은 전혀 없었다.

주지하다시피 독립영화는 종합예술인 영화산업의 근간이다. 국민 모두가 영화를 애호하고 밀려오는 수입영화에 대항하여 한국영화가 선전하는 것에 환호를 보내면서 진작 그 뿌리는 외면하고 있는 실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경남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명맥마저 없게 한 경남의 문화예술정책 수준은 한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경남도의 독립예술영화 상영 지원정책은 전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해 700만 원의 예산이 편성되어 있는데 이것으로 독립영화 4편을 하루씩 총 4일간 상영하는 것이 전부이다. 수치도 어이없지만, 경기도를 비롯한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보면 경남도의 독립영화계를 바라보는 인식이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경기도는 '다양성영화전용관사업'을 통해 언제든지 독립예술영화를 볼 수 있는 전용관이 13개에 달하고 편성 예산도 2억 5000만 원 수준이다. 지자체가 인식만 제고 한다면 독립영화는 다양한 형태로 상영될 수 있다는 것을 경기도는 보여주고 있다. 반면 경남도는 뻔히 돈줄이 끊길 걸 알면서도 손 놓고 있다가 명맥마저 끊어 놓은 것이다. 경남도가 영화 관련 예산을 전혀 책정치 않은 것은 아니다. 상업영화의 지역 촬영 지원금도 있고 독립영화 제작에도 지원하고는 있다. 하지만 도민이 볼 수 없다면 이 또한 의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경남도는 문화분야 역점사업의 하나로 작은 영화관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화관이 없는 군 단위에 영화관을 여는 것이 목표인데 이 사업과 독립영화 상영 사업을 병행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독립영화는 수익이 목적이 아니다. 공공성이 결합한다면 명분도 충분할 것이다. 경남도는 거점 도시들을 잠시 벗어나면 문화적으로 취약한 군들이 자리 잡고 있다. 지역을 특화하고 사람들을 끌어들이는데 독립영화관이 한몫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경우에서 보듯 독립상영관이 다시 생기는 것은 경남도의 의지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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