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 전략 미래 투자…베테랑·유망주 조화 '결실'

꽃피는 춘삼월에 시작한 2014 프로야구가 끝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2년 차 신생 구단 NC는 시즌 내내 순위보드 상위권을 점령하며 프로야구 판도를 흔들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그동안 프로야구는 이변에 익숙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삼성, SK, 두산, 넥센 등 독보적 강호 일부가 가을야구를 독식했다. 그러나 적어도 올해만큼은 다르다. 그 누구도 아닌 NC 다이노스 때문이다.

NC는 치열했던 페넌트레이스를 당당히 3위로 마감했다. 1군 데뷔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다.

가을야구 초대장을 손에 쥔 NC는 내심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첫 포스트시즌 진출 테마를 '가을정복'으로 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초대에 만족하지 않고 진정한 가을의 주인공으로 서고 싶다는 열망이 담겼다.

김경문 NC 감독은 "아무리 감독을 오래 해도 포스트시즌에는 항상 긴장하게 된다"면서 "가을잔치답게 좋은 내용의 경기를 하면 되지 않겠나. 정규리그에서 잘해온 것처럼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가을야구를 맞는 각오를 밝혔다.

주장 이호준도 "가을야구 경험이 없다는 게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선수들이 준PO에 대비해 많은 준비를 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NC의 포스트시즌행은 땀으로 수확한 값진 '열매'다. 다소 갑작스러웠지만 결코 운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기존 구단과 격차를 줄이고자 애쓴 노력의 결과물이다.

숱한 우려와 반대 속에 프로야구 제9구단으로 탄생한 NC의 시작은 미미했다. 타 구단에서 '버림받은' 선수와 유망주로만 선수단을 꾸려 야구판 질적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회심의 한 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우승 주역 김경문 감독 영입이었다. 김 감독과 함께 구단 운영 노하우와 선수단 구성 등 기본적인 골격을 갖췄고, 2012년 퓨처스리그 남부지구 우승으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이른바 '쩐의 전쟁'으로 불리는 FA 시장에서도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등을 영입하는 의욕을 보였다.

무분별한 스타 선수 영입을 지양하고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 육성에 초점을 맞춘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나성범, 박민우, 이민호, 노성호, 손정욱 등은 어느새 팀 주축 선수로 올라섰다.

무엇보다 구단의 중장기적인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 NC는 기존 구단들 관행에서 벗어나 신인과 유망주를 미국 교육리그에 참가시키기도 했다.

야구팬들은 NC의 이런 과감한 투자와 치밀한 전략이 이토록 빨리 큰 성과를 가져다줄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NC 서포터스인 나인하트 신승만 매니저는 "시즌 전만 해도 NC가 가을야구에 초대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대단한 성과라 여겨진다"면서 "김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이 일궈낸 성과가 헛되지 않도록 힘차게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문 경남야구협회장도 "경남야구가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NC가 지역 야구팬을 위해 굉장한 선물을 준 것 같다"면서 "내친김에 더 좋은 결과물을 얻어 경남야구의 매서운 맛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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