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민주항쟁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연주회를 듣고 관심이 생겼어요. 피아노 연주를 들었을 때 가슴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느낌을 받았는데 혁명이 일어나는 역사적 순간을 의미하는 것 같았어요."(창원 의신여중 1년 구예슬)

부마민주항쟁 35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회장 우무석)가 주최한 전야음악제가 창원 3·15아트센터에서 열렸다. '혁명 에튀드(연습곡)'를 주제로 한 이수영 피아니스트의 초청 연주회였다.

이날 연주회에는 10대 학생과 학부모가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한 시간 정도 진행된 연주회는 좋았다. 연주곡은 총 5곡으로 쇼팽과 제프스키 곡이었다. 곡이 생소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는 돋보였다. 진행자가 곡이 시작할 때마다 간단하게 설명을 해줬고, 이는 음악을 들을 때 도움이 됐다.

이번 전야음악제는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올해 처음으로 기획한 것이다.

우무석 회장은 "음악은 공통의 상황, 공통의 언어, 공통의 생각을 갖게 하는 힘이 있다"면서 "앞으로 부마민주항쟁을 문화적으로 접근해 공감과 저변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부마민주항쟁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에게는 호기심을, 부마민주항쟁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홍보. 입장료도 무료고, 연주곡을 녹음제작한 CD도 공짜로 주는데 빈 자리가 아쉬웠다. 부마민주항쟁은 유신정권 붕괴의 도화선으로 1970년대 마산이 민주화 운동의 발상지이자 민주성지로 자리잡게 했다. 지난해 6월 부마민주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최근 부마항쟁 심의위원회가 꾸려져 조만간 진상조사가 진행된다. 부마민주항쟁에 문화적으로 접근해보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 지역민에게 역사적 자긍심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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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는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학생들에게 역사에 대한 이해와 문화적 소양을 함양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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