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봅시다]아이돌 가수 총출동 무대 SNS서 2만~15만 원 거래...시민 "유료화하는 방안도"

19일 오후 창원에서 열린 'K-pop 월드페스티벌 창원' 행사를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불법 티켓매매가 이뤄져 논란을 빚었다.

EXO-K, 블락비, B·A·P, 아이유, 씨스타, 에이핑크 등 한국을 대표하는 K-pop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축제이다 보니 이들 아이돌 그룹 팬들 사이에서 입장권 확보 전쟁이 벌어진 탓이다.

창원시와 KBS는 이 행사를 앞두고 입장권을 두 종류로 나눠 배부했다. 그라운드에 간이 의자를 놓은 지정석 1만 장(인터넷 예약 2000장 포함)과 운동장 스탠드에 앉는 자유석 1만 5000장 등이다. 지난 13일 배부처인 각 구청과 읍·면·동사무소에는 입장권을 구하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문제는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암표'가 횡행한 것이다.

행사 전 무료로 배부한 이들 입장권이 인터넷 중고사이트 또는 SNS에서 적게는 2만 원에서부터 많게는 15만 원선까지 거래됐다.

특히 아이돌 스타를 한층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그라운드 지정석은 이른바 'VIP'석으로 불리며 엄청난 고가에도 이를 구하려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실제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창원 케이팝', '창원 K-pop' 등으로 검색해 보니 티켓을 사고 판다는 게시물이 수십개에 달했다. 한 게시물에는 그라운드 지정석을 장당 15만 원 이상에서 거래한다는 내용도 올랐다. 스탠드 자유석을 장당 5000원부터 1만 원, 많게는 3만 원 선에 거래한다는 게시물도 눈에 띄었다. 이들 입장권은 모두 무료로 배부된 것들이다.

창원시민이 커뮤니티를 이룬 몇몇 페이스북 그룹에서도 티켓 판매와 구매 문의가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게시자는 10대, 20대 젊은층이 대부분으로 먼저 입장권 판매 여부 공지 후 메시지 등으로 개별 거래를 주로 하고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학교 현장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김모(19·창원 용호고) 양은 "학교에서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이를 사려는 친구들과 입장권을 구한 친구들 사이에서 거래 행위가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면서 "정확한 가격대는 알기 어렵지만 일반적인 청소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이 같은 현상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여고생 자녀를 둔 고모(49·창원시 의창구 소답동) 씨는 "차라리 입장권 전체를 돈을 받고 팔면 학부모나 청소년들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을텐데 창원시가 축제로 기획한 행사이다 보니 그러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면서 "내년에는 이같이 문제될 만한 부분을 참고해 행사를 치렀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창원에서 유명 가수 공연을 좀처럼 보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장모(37·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씨는 "요즘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 가수를 보려고 서울, 경기, 충청권을 가리지 않고 타 지역에 원정가는 청소년도 많다"면서 "십수만 원 하는 높은 금액은 몰라도 1만~5만 원 수준의 거래는 무료 배부를 받으려 쏟은 노력과 원정에 따르는 기회비용적 측면에서 허용할만한 수준이 아닌가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KBS는 인터넷 예약 입장권 당첨자는 신분증과 당첨을 증명하는 출력물을 현장에 지참해 반드시 본인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공지를 누리집에 게재하는 등 혹시 모를 부당거래를 방지하고자 나름 노력을 기울인 흔적을 보였다. 창원시도 반드시 관람을 할 의지가 있는 이들에게 입장권을 배부하도록 노력했다는 견해다.

창원시 관계자는 "행사가 끝난 이후 입장권 거래 등 관련 사례에 대해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