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시장 시민구장 방문…관객친화적 구조·운영방식 등 참고

창원시가 인구 120만 도시 일본 히로시마를 눈여겨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히로시마 도요 카프(Hiroshima Toyo Carp) 홈구장 '마쓰다 줌줌 스타디움 히로시마(MAZDA Zoom-Zoom Stadium Hiroshima)'이다. 정식 명칭 '신(新) 히로시마 시민구장', 창원시가 그리는 새 야구장 미래다.

◇왜 히로시마? =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 16∼18일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히로시마와 오카야마를 도는 이 일정에는 창원시 공무원 3명만 동행했다. 목적은 창원시가 추진하는 새 야구장과 도시철도사업에 대한 검토였다. 이 가운데 눈길을 더 끄는 쪽은 새 야구장이다. 창원시가 한발 물러난 도시철도사업과 달리 새 야구장 건설은 안 시장이 의욕을 보이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안 시장은 지난달 15일 간부회의에서 "전국 최고의 야구장을 건설해 야구장 자체로 관광 유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 히로시마 시민구장일까. 먼저 일본 야구장 가운데 가장 최근에 지은 구장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히로시마 시민구장은 지난 2009년에 개장했다. 최신 야구장 구조 흐름이 잘 반영된 구장이다. 또 일본에서는 오히려 흔한 돔구장이 아니라는 것도 창원시 새 야구장 구상과 맞아떨어진다.

히로시마 시민구장 전경. /NC 다이노스

출장에 동행한 정철영 안전행정국장은 "히로시마 시민구장이 최근에 건설한 구장인데다 관객 친화적 구조 등 참고할 내용이 많았고 히로시마가 창원시와 비슷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히로시마 인구는 120만 명으로 창원시 인구 규모와 비슷하다. 또 원폭 피해지역으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 조성한 도시라는 점이 계획도시인 창원과 닮았다. 야구장 구조는 물론 운영 방식 또한 참고할 게 많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NC 구단도 이미 지난 2011년 히로시마 시민구장을 방문해 새 야구장 표본으로 검토했다.

◇관객 친화적인 구장 = 2009년 4월 1일 개장한 히로시마 시민구장의 크기는 왼쪽 길이 101m, 중앙 길이 122m, 오른쪽 길이 100m로 왼쪽과 오른쪽 펜스 구조가 비대칭으로 돼 있다. 이는 아시아에서는 보기 드문 구조로 시공사 쪽에서는 '관객에게 지루함을 주지 않는 설계'라고 설명하고 있다. 수용 인원은 3만 3000명으로 창원시가 구상하는 규모(2만 5000석)보다 크다. 히로시마시가 소유하며 히로시마 도요 카프 구단이 관리·운영한다.

히로시마 시민구장은 어느 구장보다 관객 친화적이다. 일반적으로 깎아지른 듯한 경사 구조인 관중석을 상당히 완만하게 조성했다. 좌석 간격도 여유롭다.

누워서 경기를 볼 수 있는 관중석./NC 다이노스

정 국장은 "일본에서 가장 완만한 경사와 넓은 간격을 유지한 좌석이 인상 깊었다"며 "좌석 구조와 더불어 다양한 콘셉트로 만든 관람 시설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개인 좌석은 물론 가족석, 파티석도 있으며 디자인도 다양하다. 누워서 경기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있고 4∼8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파라솔, 다다미 등 다양한 구조로 만든 단체석은 휠체어를 탄 관객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25∼200명까지 그룹 단위로 판매하는 파티석은 시즌 전에 판매를 완료할 정도로 인기다.

NC는 히로시마 시민구장 보고서에서 △어디서나 야구장이 보이는 개방형 설계 △관객 중심 좌석 구조 △휠체어 전용, 침대형, 테이블, 파티룸 등 다양한 관람석 △스포츠 바를 비롯한 판매시설 위치 등을 특히 주목했다.

히로시마 구장의 벤치 좌석./NC 다이노스

◇창원시 야구장 본보기? = 창원시도 NC도 인정한다. 히로시마 시민구장은 창원시 새 야구장 조성 표본으로 삼을 만한 매력을 갖춘 시설이다.

NC는 보고서를 통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협업을 강조했다. 물론 내부 보고서인 만큼 구단과 설계 담당자 사이 협업만 강조한 면이 있다. 하지만, 실제 히로시마 시민구단이 야구장을 짓기 전 기업과 시민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2년 동안 100회 넘게 했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히로시마 시민구장 설계 주체들이 메이저리그 전 구장을 견학하고 각 구장의 장점을 고루 구장에 적용하려 했다는 점도 가볍게 지나칠 수 없다. 어떤 면에서 창원시는 히로시마 시민구장이라는 표본이 있기에 더 짧은 시간에 모범적인 설계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

특히 창원시와 NC가 공유해야 할 것은 히로시마 시민구장과 지방자치단체 사이 유기적인 협조 관계다. 히로시마 시민구장은 경기장 안으로만 공간을 제한하지 않는다. 히로시마를 지나는 신칸센 열차 안에서 보이는 구장 외야석, 기차역에서 야구장까지 가는 길 곳곳에서도 야구장 안과 밖을 연결하는 장치는 다양하다. 히로시마 시민구장은 안 시장이 강조한 야구장 자체로 볼거리가 되는 구장에 가장 가까운 모델이다.

정 국장은 "이번 히로시마 방문으로 창원시 새 야구장에 대한 다양한 힌트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며 "새 야구장 건립 과정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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