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7만 5000명 방문 작년 4배…맥주·소시지 매출 3억 1390만 원

"대한민국에서 전혀 볼 수 없는 유니크한 축제였다". "많은 축제장을 다녀봤지만 이곳이 최고다."

남해군 독일마을 맥주축제를 다녀간 방문객들의 평가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남해군 독일마을에서 열린 제5회 맥주축제가 성공적인 축제로 마무리됐다.

맥주축제의 주제인 '자유롭게', '다르게', '즐겁게' 3박자가 잘 버무려져 축제장은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7만 5000여 명. 남해군이 전문업체에 의뢰해 파악한 방문객 수다. 지난해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축제 방문객 수를 부풀려 발표하는 관례를 봤을 때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있으나 축제의 매출을 따져보면 무시할 수 없다.

축제장에서 판매된 맥주나 소시지 등에서 3억 1390만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보다 2.5배 정도 늘었다. 이는 잠정 집계된 것으로 실제로는 더 늘 것으로 남해군은 추산하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맥주축제 전체 예산 1억 3000여만 원을 크게 웃돌았다는 것이다. 맥주축제는 지출보다 수익이 훨씬 많은 알짜배기 축제로 정착되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지리적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잔치로 자리매김한 것은 몇 가지 요인이 있다.

남해군 독일마을에서 열린 맥주축제에 7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려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 받고 있다. 사진은 맥주축제 주무대에서 국내 방문객과 외국인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추는 모습. /남해군

◇이야기+독일문화 = 지난 2002년 조성된 독일마을은 독일 교포들이 입주해 있다. 지난 1960년대 산업의 역군으로 독일에 파견돼 현지에 정착했던 광부와 간호사들이다. 남해군이 독일마을을 조성하면서 오랜 세월 고향을 그리워하던 그들이 이곳에 정착했고 독일마을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됐다.

독일마을은 자연경관이 뛰어난 남해 풍광과 독특한 양식의 집들이 어울리면서 유명 관광지로 전국에 알려지게 됐고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이 몰렸다.

그런 와중에 독일마을 주민들에 의해 지난 2010년 맥주축제가 탄생했다. 독일마을과 독일 문화를 알리고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주민의 바람이 맥주축제로 이어진 것이다.

주민들은 세계 3대 축제로 독일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뮌헨 옥토버페스트에 착안해 그들만의 맥주축제를 만들었다.

여기에 독일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독일마을 탄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독일마을 파독전시관이 지난 6월 말 개관함으로써 독일마을은 이야기와 문화, 역사가 숨 쉬는 새로운 마을로 재탄생하게 됐다. 파독전시관은 독일문화홍보관과 게스트하우스, 독일 전통 음식을 판매하는 레스토랑, 파독 근로자 유물·역사기록물 전시관 등으로 조성됐다.

◇모두가 즐기는 축제 = 독일마을 맥주축제의 백미는 방문객이나 축제를 준비하는 주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틀간 열렸던 환영퍼레이드는 오크통을 실은 마차를 선두로 축제 캐릭터, 독일전통 옷을 입은 사람, 독일마을 주민, 비눗방울 퍼포먼스팀 등이 길게 따르는데, 단순하게 퍼레이드를 보는 것에서 탈피해 방문객도 대거 참여하도록 해 축제의 흥을 돋우었다. 유명 배우이자 남해군민인 박원숙 씨와 맹호림 씨도 동참해 관심을 끌었다. 역시 독일맥주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다양한 독일 맥주와 소시지다. 국내 수입업체에서 구매한 독일맥주는 '마이셀', '비트버거', '쾨스트리츠', '랜드비어 즈비클' 4종류가 선보였다.

이들 맥주 중 땅속에서 숙성시켜 독특한 맛을 내는 '랜드비어 즈비클'은 축제 첫날 동나 방문객들이 아쉬움을 남겼다.

◇주민에 의한 축제 = 현재 독일마을에는 34가구 56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 9명으로 구성된 독일마을맥주축제위원회(위원장 석숙자)가 행사 준비부터 진행까지 축제 전반에 직접 관여한다. 첫회부터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든 축제여서 내실을 다질 수 있었다. 올해 1월 경남도 대표축제로 선정되면서 이번 맥주축제는 남해군의 도움을 받았으나 축제의 대부분은 여전히 주민의 손으로 이뤄진다.

남해군은 이번 축제가 말 그대로 '대박'을 터트리면서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3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주민 인구가 50명 남짓 되는 작은 마을에서 1억 원 조금 넘는 축제 예산으로 이 정도의 성과를 낸 것에 남해군이나 지역 주민들은 고무적인 분위기다.

이런 이유로 지역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는 내년부터 맥주축제의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축제에서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 시설과 화장실, 현실에 맞지 않는 행사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된 만큼 축제의 확대를 논할 때가 아니라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등 축제의 내실을 더 다지는 기회로 삼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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