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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출퇴근 책임…인생길 내비게이션 '김 기사'

[우리 이렇게 결혼했어요]김종신·라순자 부부

남석형 기자 nam@idomin.com 2014년 10월 13일 월요일

지난 7일 자 경남도민일보 12면에는 '함께 축하해 주세요-16년 전 그날처럼 사랑합니다'라는 사연이 소개됐다. 김종신(44·진주시 하대동) 씨가 옛 기억을 떠올리며, 변치 않은 사랑을 아내 라순자(42) 씨에게 전하는 내용이었다.

첫 만남에 대한 내용이 언급돼 있지만, '함께 축하해 주세요' 특성상 자세히 담기지는 못했다. 그래서 '우리 이렇게 결혼했어요'에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나이 28살이던 종신 씨는 짜증이 났다. 데이트 상대가 없어서 말이다. 종신 씨는 경상대학교 사진동아리 후배들에게 압박을 줬다. 좀 주책이긴 하지만 졸업 후에도 동아리 MT·술자리에 참석해 후배들과 어울렸다. 그때마다 '소개팅'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한 여자 후배가 구세주로 나섰다. 자신의 언니가 병원 간호사로 일했는데, 언니 직장 선배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1차 관문이 있었다.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게 된 그 언니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판단하기 위해 먼저 만나보겠다는 것이었다. 그 언니가 지금의 아내다.

종신 씨는 이렇게 회상했다.

"일종의 면접이었죠. 그렇게 (아내와) 마주하게 됐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주거니 받거니 했는데요, 대화가 술술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이후 종신 씨는 애초 목적이었던 소개팅은 잊어버렸다. 주선자였던 아내에게 저돌적으로 대시했다. 병원 간호사인 아내 출·퇴근을 책임졌다. 그리고 뜨거운 마음을 담은 편지·엽서도 계속 보냈다. 어떤 날은 하루에 3통을 쓰기도 했다.

남편 종신 씨는 아내에 대해 "꽃보다 아름다운 내 사랑, 순심(애칭) 씨"라고 한다.

사실 순자 씨는 종신 씨에 대해 그리 큰 마음은 없었다. 계속되는 정성에 조금씩 마음이 스며들었다.

첫 만남 이후 6개월 정도 지나 본격적인 교제가 시작되었다. 종신 씨 마음은 더 뜨거웠다. 제주도 출장 가서는, 병원 밤 근무를 하는 아내와 전화통화로 밤까지 새웠다. 그래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종신 씨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커졌다. 그런데 20대 중반이던 아내는 서른까지는 좀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결혼을 서두를 마음이 없었다. 종신 씨만 애가 탔다. 그래서 대형 사고(?)를 쳤다.

"아내에 대해 나 말고도 호감 둔 남자가 많았어요. 혹시 다른 사람이 데려갈까 봐 불안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차를 타고 데이트를 했어요. 진주에서 사천 가는 길에 있는 강주연못 근처였어요. '지금 결혼하지 않으면 차를 이대로 몰아서 연못으로 돌진하겠다'고 위협 아닌 위협을 했지요. 그러다 정말로 차가 미끄러졌어요. 연못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견인차를 불러 겨우 빠져나왔죠. 그런데 그게 프러포즈가 됐네요. 그날 아내한테 결혼 승낙을 받았거든요. 하하하."

하지만 이후 예기치 않은 걸림돌이 나타났다. '궁합'이었다.

"제주도 출장 갔다가 민속마을에서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결혼 점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매우 나쁘게 나왔어요. 아내와 결혼하면 단명한다는 점괘였습니다. 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그 이야기를 아내에게 한 게 화근이었지요. 아내를 통해 그 이야기를 들은 장모님이 다시 궁합을 봤는데, 결혼하면 풍파가 생긴다는 이야기까지 들은 거죠. 장모님 반대가 심해진 것은 물론이고 아내도 흔들렸어요. 장모님은 스트레스로 인한 고혈압으로 입원까지 하셨어요. 그때 아내는 부모님 강압에 못 이겨 다른 남자와 선까지 봤고요. 그래도 아내 역시 저와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끝내는 허락하셨어요. 결혼 날짜 잡으러 갔다가 다시 궁합을 봤는데, 그때는 좋게 나오데요."

둘은 1999년 9월 19일 그렇게 결혼식을 올렸다.

종신 씨는 결혼 전 '기사님' 공약을 내걸었다. 다른 건 몰라도 차로 출·퇴근시키는 건 책임지겠다고 했다. 15년 지난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아내로부터 '김 기사'라 불린다.

부부는 현재 아들만 셋이다. 순자 씨는 이렇게 말한다.

"남자 넷 데리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남편은 결혼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 순심이(애칭)밖에 없다'며 정성을 다합니다. 나의 김 기사, 블랙홀만큼 사랑한다는 그말 꼭 지켜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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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부 기자입니다. 부동산·금융·건축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제보뿐만 아니라, 주변 따듯한 이야기도 늘 환영입니다. 휴대전화 010-3597-1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