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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너무한 '코믹 기내방송' 베껴쓰기…이유는?

경남도민일보 '코믹 기내방송' 무단으로 복제·편집해 보도…사이트 유입 수 늘리기 위해 복제기사 계속 노출

임종금 기자 lim1498@idomin.com 2014년 10월 10일 금요일

최근 경남도민일보가 보도한 제주항공 코믹 기내방송 기사와 관련, 기본적인 출처 표기도 없이 대놓고 기사를 베껴 포털에 반복 전송하는 어뷰징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 4일 새벽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출판미디어국장은 태국에서 김해공항으로 귀국하는 제주항공 비행기에서 이색적인 기내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 경상도 토박이말(사투리)을 섞어 쓴 데다, 재치있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김 국장은 이·착륙 당시 기내방송을 스마트폰으로 녹화했고, 기내방송의 주인공 이정아 씨를 간단하게 인터뷰한 뒤 창원으로 돌아왔다.

김 국장은 이를 자신의 페이스북과 블로그, 유튜브 계정 등에 올렸고, 6일 자 경남도민일보 지면과 경남도민일보 사이트에 기사가 실림으로써 '제주항공 코믹 기내방송'은 세상에 알려졌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소셜 뉴스 사이트인 '위키트리'는 6일 오후 '제주항공 승무원의 신박한 기내방송'이라는 제목으로 김 국장의 유튜브 영상을 본문에 넣은 후 출처를 '유튜브'라고만 밝혔다. 이 기사는 위키트리 톱 기사가 됐다.

이어 쿠키뉴스도 기사를 쓰고 본문에 김 국장이 찍은 영상을 넣은 후 승무원 발언을 경남도민일보 기사 그대로 베껴 실었다. 쿠키뉴스 기사에는 어떠한 출처 명기도 없었음은 물론, 쿠키뉴스 측으로부터 어떠한 양해나 연락도 없었다. 그럼에도 쿠키뉴스 '베낀 기사'는 포털사이트 톱기사로 올라갔고 '제주항공 코믹 기내방송'은 포털에서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이를 본 언론들은 발빠르게 수많은 '복제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오로지 실시간 검색어를 클릭한 누리꾼들을 자사 사이트로 끌어오기 위해서다. 10월 8일 오후 3시 현재 네이버에서 '제주항공 기내방송'이라는 제목으로 검색한 결과 무려 77건의 대동소이한 기사가 검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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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도 천편일률적이지만, 다수 언론은 출처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기사를 쏟아냈다. 특히 YTN은 아예 동영상을 무단으로 퍼간 것도 모자라 재가공·편집해 보도했다.

이에 경남도민일보가 지난 7일 저녁부터 기사와 SNS를 통해 출처 표기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했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도 기사 베끼기에 대한 누리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그래서인지 8일 오전부터 출처 표기를 하는 언론이 생겼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헤럴드POP, TV리포트, 국제신문, 한국경제TV 등은 첫 기사에는 출처를 표기하지 않았지만, 후속 기사에서는 출처를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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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해당 방송 영상 캡쳐.

'기사 도배'도 심각했다. 누리꾼을 자사 사이트로 유입하고자 포털사이트에 똑같은 기사를 일정 시간마다 계속 보내는 것이다. 특히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는 각각 6건과 10건의 기사를 제목만 살짝 변경해 포털에 보냈다. 조선일보와 MBN 등도 비슷한 방식으로 다수 기사를 포털사이트에 보냈다. 또한 한 언론사가 여러 개 뉴스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각 사이트별로 따로 보내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리고 누리꾼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선정적인 제목을 다는 기사도 보였다.

한국 언론의 천박한 수준을 보여준 이번 일에 대해 최진순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한국경제 기자)는 "무분별한 인용 보도, 복제기사는 스스로 저널리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전제하고 "근본적으로 디지털 뉴스 시장 확대 기회를 잃어버리는 일이며, 충성도 높은 독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볼 때 이런 행위는 무의미한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유저 이모 씨는 "남의 기사 허락 없이 함부로 베끼는 기자를 '베기자'라고 하죠! 기레기(기자+쓰레기)와 일맥 상통하죠"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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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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