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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의 소스로 어느새 바닥까지 싹싹~

[경남 맛집]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면객'

박정연 기자 pyj@idomin.com 2014년 10월 08일 수요일

"짜장면을 먹자고 해야지, 자장면을 먹자고 하면 영 입맛이 당기지 않을 게 뻔하다."

안도현 작가의 소설 <짜장면>(2000)에 나오는 구절이다. 짜장~ 짜장~짜장. 소리를 내는 순간부터 침샘에 물이 고인다.

짜장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쟁반짜장 전문점 '면객'을 찾았다. 조호걸(59) 씨가 운영하는 가게로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2동 북성초등학교 후문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1월 조 씨 소유 2층짜리 건물에 들어섰다. 2층은 그의 집이다.

조 씨는 주방장 역할도 겸한다. 손님은 아내 김말임(56) 씨가 맞이한다.

점심 시간 단체 손님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바닥까지 깨끗한 짜장 그릇으로 가득했다. 남은 짜장 소스에 밥까지 쓱싹쓱싹 비벼 먹은 탓이다.

"배달 음식 하면 짜장면을 떠올리지만, 따끈따끈 만든 즉시 먹어야 더 맛난 법이죠. 그 맛을 아는 손님들이 가게를 찾는 거죠. 우리는 배달 안합니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마늘짜장, 새우탕수육, 청국장짜장. /박일호 기자 

면객의 짜장면은 크게 3종류다. 일반짜장, 마늘짜장, 청국장짜장. 청국장짜장이 또 4가지 맛으로 구분되니 각자 취향에 맞게 주문하면 된다.

춘장 맛을 고스란히 느끼고 싶다면 순한짜장을, 매운 걸 즐기면 매운짜장을 시키면 된다. 돼지고기와 새우 등 부재료가 더해지길 원한다면 순한육해짜장, 매운육해짜장을 놓고 고민하면 된다.

14가지나 되는 짜장면 중에 마늘짜장(순한맛)과 청국장짜장(매운맛)을 골랐다.

음식은 덜 자극적인 것을 먼저 먹어야 미각이 살아난다. 면과 함께 볶아 나온 마늘짜장 앞에 얼굴을 가져가니 그윽한 마늘향이 코끝에 닿는다. 다진 마늘이 아닌 얇게 썬 마늘이 곳곳에 숨어서 느끼할 수 있는 짜장 맛을 잡아준다.

청국장짜장에서 청국장 냄새가 날 것이라 오해하면 금물. 춘장과 청국장의 조화는 기대 이상이다. 쿰쿰한 청국장 냄새는 온데간데없고, 구수한 맛으로 돌아왔다. 분명히 매운맛을 시켰지만 처음에는 매운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반쯤 먹으니 알싸한 맛이 혀끝에 맴돈다.

청국장짜장을 만드는 과정. 청국장짜장은 청국장과 춘장의 조화로 구수한 맛이 인상적이다. /박일호 기자

조호걸 씨는 "캡사이신인가 뭔가 하는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국산 땡초로 은근한 매운 맛을 내는 게 짜장 맛을 해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쟁반짜장에서 면이 사라지고 나도 남은 짜장 소스가 묽어지지 않는 게 면객의 특징이다. 양파뿐 아니라 양배추, 호박, 감자가 더해진 춘장은 적당한 뻑뻑함을 유지한다.

"짜장 소스가 아까운 거죠. 주인장인 나도 손님도. 그래서 쟁반짜장 시키면 공깃밥을 1그릇 덤으로 내놓는데, 남은 소스에 물기가 없어야 비벼 먹을 맛이 나겠죠."

청국장짜장을 만드는 과정. 청국장짜장은 청국장과 춘장의 조화로 구수한 맛이 인상적이다. /박일호 기자

짜장면은 소스 맛과 함께 면 상태가 좌우한다. 면객은 조호걸 사장이 특허까지 낸 '쌀 누룽지 생면'으로 반죽해 면을 뽑는다. 가게 한쪽에는 지난 2007년 3월에 등록한 특허증이 걸려 있다.

소화도 잘되고 밀가루 냄새가 덜한 면을 만들고자 씨름해온 조 사장은 누룽지를 말려 가루를 내고, 여기에 감자전분과 밀가루를 소량 첨가했다.

매일 아침 내일 쓸 면을 반죽하고 하루 꼬박 냉장고에서 숙성한다. 면은 기계로 뽑는다.

지난 2000년 마산합포구 교방동에서 '무학산 왕손짜장'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식당을 운영할 때만 해도 '수타면'을 내세웠다.

"수타면은 탄성이 좋아야 하니까 밀가루만 썼죠.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수타면만의 매력이 있지만, 혼자 면을 뽑는 데 솔직히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쌀 누룽지 생면을 개발하고 기계를 씁니다. 밀가루를 많이 안 쓰니 탄성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영양면에서 더 좋아졌다고 자신합니다."

짜장면만으로 아쉽다면 새우탕수육을 곁들이면 된다. 달콤한 소스와 부드러운 새우 때문에 어르신, 아이 모두 좋아하는 메뉴다.

새우탕수육은 감자와 옥수수 전분으로 얇게 옷을 입히고 콩기름으로 튀긴다.

"대부분 중화요리점에서 탕수육 등을 만들거나 튀김 옷을 입힐 때 돈유(돼지기름)를 씁니다. 저는 콩기름을 써서 튀깁니다. 돼지기름은 거품도 쉽게 생기고, 시커멓게 변해 튀김이 얼마나 곱게 옷이 입혀졌는지 색을 알아보기 힘듭니다. 술 안주 삼아 먹는 손님들 입장에서도 콩기름을 써야 식어도 씹는 맛이 나죠"

어느덧 15년째다. 전산프로그래머로 일했던 조 씨는 1997년 IMF 사태 이후 먹고살 길을 찾고자 중화요리계로 뛰어들었다.

"주방장인 내가 먹어도 질리지 않는 짜장 한 그릇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이어가겠다."

<메뉴 및 위치>

◇메뉴 : △(일반)순한쟁반짜장 6000원 △(일반)매운쟁반짜장 6500원 △(일반)순한육해짜장 7500원 △(일반)매운육해짜장 8000원 △(마늘·청국장)순한쟁반짜장 6500원 △(마늘·청국장)매운쟁반짜장 7000원 △새우탕수육 2만 원 △라조육 2만 원 △팔보채 3만 원.

◇위치 :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북2길 45(석전동).

◇전화 : 055-223-0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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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이 예술이다. 문화체육부 기자 박정연입니다. 공연(연극·음악·무용 등)분야, 맛집, 서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귀기울입니다. 연락처 010-5119-6213, 메일 pjy@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