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렇게 결혼했어요]김성민·박한결 부부장인어른 마음 얻기까지 '진땀'

속전속결이었다. 처음 본 지 보름 만에 연애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한 달 좀 지나 결혼 이야기가 오갔고, 얼마 후 식을 올렸다.

김성민·박한결(창원시 진해구) 부부는 첫 만남서부터 결혼까지 6개월이면 충분했다. 남자 나이 32살, 여자 나이 25살이다. 서두를 나이는 아니었다. 그냥 불같은 마음에 맡기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일 뿐이다.

성민 씨는 어느 자동차 창원 대리점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러던 올해 3월 25일, 한결 씨가 계출담당 직원으로 들어왔다. 첫 만남서부터 둘은 이성적인 호감을 느낀 것은 아니다. 며칠 후부터 함께할 시간이 주어졌다.

둘다 창원시 진해구에 집이 있었다. 주변 동료들은 성민 씨 차로 함께 출·퇴근 할 것을 권유했다. 그렇게 며칠 함께하면서 성민 씨는 급속도로 호감을 느꼈다.

"직장 동료들한테 참 싹싹하게 잘 하더군요. 나이든 분들한테도 스스럼없이 농담하기도 하고요. 일도 빨리 처리하고 꼼꼼하게 잘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런 사람과 결혼하면 참 좋겠다' 싶더라고요."

성민 씨는 한결 씨 나이가 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곧 마음을 고백했다. 한결 씨도 그리 애 태우지 않고 곧 받아들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 동료들도 둘 관계를 알게 됐다. 대리점 분위기가 워낙 좋아, 동료들도 둘 사이를 적극 지지해 주었다.

연애 시작하고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둘은 자연스레 결혼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전부터 결혼을 빨리 하고 싶은 마음이 둘 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장인어른 눈에 성민 씨가 곱게 보일 리 없었다. 세 딸 중 막내인 한결 씨에 대해 좀 더 각별했었다. 한결 씨 사진만 지갑에 넣고 다닐 정도였다. 이제 25살밖에 안되었는데, 그것도 갑작스레 결혼하겠다고 하니, 장인어른 처지에서도 충격이 컸을 것이다.

성민 씨는 사람 대하는 것이 업이다 보니 그래도 자신 있었다.

"처음 뵈었을 때 술을 따라드리려 했는데 장인어른께서 고개를 돌리시더라고요. 그래도 한결이와 결혼하고 싶은 이유를 조곤조곤 말씀드리니 처음보다는 마음을 여시는 것 같더라고요. 다행히 장모님께서는 저를 잘 보신 모양이에요. 요즘은 SNS 같은 곳에서 개인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잖아요. 처가에서 제 SNS를 통해 제가 어떻게 사는 사람인지 좀 알아보신 모양이에요. 다행히 일에서도 남보다 뒤처지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으로 봐 주신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장인어른도 가족 모임에 저를 초대해 주시면서 받아주셨죠."

그런데 장인어른 못지않은 강적(?)이 있었다. 한결 씨 친구들을 만나러 나간 성민 씨는 진땀을 꽤 흘렸다. 한결 씨 친구 중 한 명이 "내 친구 나이가 몇인데 벌써 결혼이냐, 인생 망치려 하느냐"며 거침없는 말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성민 씨는 장인어른에게 했듯, 진심을 다해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물론 이제는 그 친구가 둘 사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고 있다.

지난 8월 말 경남도민일보 '자유로운광고'에는 두 사람 결혼 소식이 게재됐다. 성민 씨가 직접 광고 의뢰한 것이다. 지인들에게 알리려는 목적보다는 아내를 위한 일종의 이벤트였다.

성민 씨는 어릴 때부터 꿈꾸던 것이 있었다.

"결혼 후 설거지·화장실청소·음식물쓰레기 수거, 이 세 가지만은 제가 평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퇴근 후 무조건 집에 오는 걸 원칙으로 합니다. 미리 약속된 술자리도 '119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1차에서 1가지 종류 술만 마시고, 9시에는 술자리에서 일어난다는 겁니다. 아내가 이 점을 참 좋아해요. 사실 저는 어릴 적부터 꿈이 있었습니다. 결혼하면 가정과 가족을 위해 세상을 살겠노라 마음먹었습니다. 지금 그러한 기회가 주어져 마음이 벅찹니다."

그래도 아직은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10년 후 우리 부부 모습이 저도 궁금하네요. 그때 경남도민일보에서 다시 한 번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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