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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부모가 변해야 학교가 바뀐다"

[즐거운 학교, 신나는 교육] (15) 혁신학교 학부모 이야기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4년 09월 26일 금요일

혁신학교 이야기, 이번에는 혁신학교 학부모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입시 중심인 우리나라 교육체계 안에서 혁신학교 교육방식은 어쩌면 이와 동떨어져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래서 혁신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의 고민 상당 부분이 이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수업 방식 속에서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해도 공부를 한다 해도 결국은 입시 공부로 돌아오게 되는 거 아니냐는 거지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면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BS가 지난 7월 방송한 <기획취재 혁신학교를 가다>에 나오는 학부모들은 다음과 같은 고민을 털어놓았다.

"7살 때 혁신학교를 보내려고 이사를 왔을 때 주변에서 혁신학교에 가면 나중에 아이가 원하는 대학에 못 간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이제까지 실컷 놀았는데 지금 (공부를) 놓치면 안 된다, 3학년 보내고 오라고 주위에서 얘기하는데 제가 그걸 2년은 고민했어요.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콩나물시루 같은 고등학교 교실에 들어갔을 때 다시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생각해봤니, 공부를 어떻게 시킬 거니? 그 걱정이죠."

지난 7월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전교조 주관으로 열린 2014 혁신학교와 공교육패러다임 변화 토론회에 발표자로 나선 학부모 박인숙 씨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의 글을 보자.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인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두 아이는 모두 혁신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혁신학교에 대해 3년여를 공부해 서울형 혁신학교를 찾아 노원구에서 도봉구로 이사했고, 제 두 아이는 1년 반의 시간을 혁신학교에서 보내며,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웃으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정작 어머니들은 알지 못하기에 불안해합니다. 극한의 경쟁상황으로 몰아넣어야 할 아이를 마냥 놀리는 건 아닌지? 아이들의 행복해하는 웃음을 그냥 보고만 있어도 되는 건지? 모든 학부모님들께 왜 학생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는 것이 당연한지? 혁신학교와 일반학교는 도대체 뭐가 다른 것인지?"

박 씨는 마냥 불안해할 게 아니라 학부모들도 새로운 수업 방식이 뭔지, 혁신학교가 뭔지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같은 학교에 다니지만, 혁신학교 학부모님은 두 부류로 나뉘어있습니다. 전통적인 주입식교육을 옹호하는 학부모님과 새로운 교육방식을 옹호하는 학부모님은 정말 다릅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움직인다던가요? 교육열이 세계 1위라는 우리나라 학부모의 격렬한 반대가 있다면 (혁신학교가)이를 넘기엔 매우 어려운 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을 교육하십시오! 학부모님들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변화를 가져오리라 생각합니다."

같은 토론회에서 참교육학부모회 박이선 부회장은 경기도 사례를 들어 혁신학교에서 학부모 참여를 법제화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지난해 1월 경기도교육청이 마련한 '경기도 학교학부모회설치·운영에 관한 조례'가 경기도의회에서 통과됐다.

"학부모 학교참여 확대는 필요한가, 필요없는가는 학부모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와 연관이 있다. 대체로 교육의 보조자나 자원봉사자 정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 자식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일부 학부모들의 행태에 대한 불신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학부모회가 법적 기구가 되었다고 하루아침에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학교로 발걸음을 하고 참여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공동체의 일원으로 활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 학부모회가 담당교사에 의존해 계획을 수립하고 활동하는 것과 학부모들의 자발성이 매우 낮은 것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긴 하다.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므로 정착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학부모들의 학교참여활동이 민주적인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지고 학부모 의견을 학교운영에 반영하는 훈련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교육 문화를 바꾸는 것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다시 EBS 다큐멘터리로 돌아가 보자. 혁신학교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놀지만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전 학교랑 비교했을 때 여기서는 (수업이) 다 놀이예요. 근데 놀지 않았거든요. 구구단 배우고 충분히 익혔거든요. 그걸 아이는 놀이로 인식하는 거죠. 제일 좋은 게 배울 때 재밌고 그래야 확실히 자기 머리에 들어오잖아요."

"그 안에서 애들이 해야 할 건 다 하거든요. 그리고 다방면으로 애들을 표출시켜주니까 애들이 오히려 더 공부하는 게 양과 질이 한꺼번에 올라갔다고 그래야 하나요. 공부도 잘하고, 노는 것도 잘하고, 친구들 관계도 좋고."

참고 문헌. EBS 뉴스 기획취재 <혁신학교를 가다>, 2014 혁신학교와 공교육패러다임 변화 토론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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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후 기자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출판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