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체험가능 이색카페 '눈길'…기초·전문가반 등 과정도 다양

평소 커피를 가장 자주 먹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19세 이상 성인 3805명을 대상으로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해보니 1주일에 12.3회로 커피가 배추김치·잡곡·쌀밥 등 다른 음식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경남도 예외는 아닙니다. 골목마다 들어서는 카페들로 김해에는 장유 카페거리, 창원에는 가로수길이 생겼지요.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당신, 오늘은 어디서 커피를 마시나요? 커피와 생활이 만난 이색 카페가 눈길을 끕니다.

커피전문점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른바 별다방(스타벅스), 콩다방(커피빈)으로 시작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경쟁을 넘어 지금은 독특한 개성을 내세운 아기자기한 카페들의 싸움도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커피만 마시지 않는 카페가 손님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공방카페', '카페형 공방'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카페다. 창원·진주·김해 한 곳씩 카페인지 공방인지 헷갈리는 공간을 찾아봤다.

◇가죽 공방&카페, 창원 M&M

창원 용호동에 위치한 M&M은 가죽 공방을 접목한 카페다. 지난 2010년 창원 가로수길 안쪽 주택가 반지하에 문을 연 M&M은 그럭저럭 장사를 했다.

창원 M&M 주인장 박모 씨가 가방을 만들고 있다. /이미지 기자

음악을 전공해 스튜디오로 만들었지만 행인들이 문을 열고 카페냐고 여러 번 묻는 말에 커피를 팔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사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아는 사람만 찾았다.

디자인 공부도 했던 주인장 박모 씨는 가죽으로 만든 가방과 액세서리를 가게에 들여놓았다. 카페에서 틈틈이 작업한 것들이었다.

손님의 반응은 뜨거웠다. 커피를 마시러 왔다 100만 원을 넘는 가방을 사가기도 했다. 직접 배우고 싶다는 문의도 했다.

박 씨는 지난 7월부터 수강생을 모집해 일대일 수업을 하고 있다. 기초·초급·중급·고급반을 운영한다.

기초·초급반은 가죽으로 팔찌와 휴대전화 케이스 등 소품을 만든다. 중급·고급반은 공방을 차릴 수 있도록 가죽에 대한 공부부터 공구 사용법 등을 배운다.

카페 한편은 작업실로 꾸며져 있다. 카페 한가운데 놓인 큰 탁자도 주인장과 수강생이 작업하는 공간이다.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로선 어색해 할 수도 있는데 외려 호기심을 더 보인다.

다른 가죽 공방과 다른 점은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을 내세운다는 것.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가방이 싫다면 문을 두드려보자. 수강료는 40만 원이다.

1일 체험도 할 수 있다. 소품에 따라 3만~10만 원 선이다. 수강생끼리 일정이 겹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다. 문의 070-7808-8870.

창원 M&M 한편에 다양한 가죽소품이 놓여 있다. /이미지 기자

◇디저트 카페, 진주 앙트르메

진주 앙트르메(칠암동)는 디저트를 만드는 카페다. 카페 이름도 '디저트 중 단맛이 나는 과자'라는 뜻을 지닌 프랑스어다.

주인장 이현섭 씨는 올해 3월 카페를 열면서 마카롱과 케이크, 과자를 배우는 공방을 함께 준비했다. 카페에서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고 자신이 먹을 디저트를 만드는 것이다. 다소 늦어져 오는 11월부터 매주 금요일 수업이 시작된다.

이 씨는 문의가 가장 많았던 주부들을 위한 요리법을 새로 개발하고 있다. 한번만 배워도 가정에서 할 수 있도록 쉽고 간편하게 만드는 마카롱을 연구 중이다.

마카롱은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달라진다. 수작업인 만큼 가격도 비싸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또 다른 소비 아이템으로 떠올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

앙트르메에서 제과를 배우고 싶다면 수강일을 미리 확인하자. 문의 010-9448-5508.

다양한 디저트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진주 앙트르메 내부. /이미지 기자
진주 앙트르메에서 판매하는 마카롱. /이미지 기자

◇김해 커피원에서 생활소품을

김해 커피 원(진영읍)은 미술을 전공한 김기봉 사장이 다양한 회화 수업을 하는 카페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최근 지역에서 열린 전시 팸플릿이 눈에 띈다. 1층에는 작가들이 직접 만든 도예가 판매되고 있다. 2층은 신진 작가들의 그림이 내걸렸다. 다양한 콘셉트의 그림들은 인테리어 효과를 톡톡히 낸다.

김해 커피원 외관. /이미지 기자

커피 원은 젊은 작가들의 사랑방이기도 하다. 창동예술촌(창원시 마산합포구) 내 스페이스 1326과 전시를 함께 기획하기도 한다.

주인장은 지난해 '아카데미 원'이라는 이름으로 전문가반·취미반·연구반을 운영했다. 2층에서 수업이 이뤄졌다.

지역에서 열린 전시 팸플릿이 가득한 김해 커피원. /이미지 기자

전문가반은 매주 그림을 그려 작품을 완성토록 했다. 취미반은 가방과 셔츠를 만들었고 연구반은 일러스트를 배웠다. 수강료는 20만~40만 원 선.

현재 수업은 잠시 중단됐다. 김 씨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재활용품으로 물건 만들기 등을 계획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카페보다 생활 소품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공방으로 바꿀 예정이다. 주인장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도 함께 참여한다.

문의 055-343-9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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