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년 가까이 매일 저녁 3시간 정도 운동을 했다. 종목은 배드민턴이다. 그런데 나는 정작 건강에 대한 행복감을 몰랐다. 4주 전 운동을 하다 벌러덩 자빠졌다.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진단과 함께 6주 동안 치료를 하라는 소견을 듣게 됐다. 걷는 데 문제가 생기자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 혼자서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어려웠고, 세수·샤워·식사 등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일상적인 일도 어려웠다. 다른 사람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신세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 아무런 생각도 없었고, 느끼지 못했던 그 무언가가 엄청나게 중요한 순간이 되자 그제서야 비로소 되찾고자 몸부림쳤다. 내가 가진 것을 잃었을 때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이다. '평소에 잘하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자꾸만 생각난다. 무릎을 덮고 있는 보조기를 제거하는 그날까지 생각날 것이다.

사천시에도 '내가 가진 것을 잃었을 때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닫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충고를 해주고 싶다. 사천은 누가 봐도 난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수년째 공사 중단 후 방치되거나 착공조차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산업단지와 개별입지 공장이 수두룩하다. 조성 중인 산업단지는 현재 10곳 316만㎡ 규모이며, 경남항공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추진 예정인 산업단지는 6곳 610만㎡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 조성 중인 10곳 가운데 정상 추진 중인 곳은 곤양 흥사일반산업단지와 축동 구호농공단지 단 2곳에 불과하다. 공사를 진행하다가 중단된 현장은 원상복구가 어렵다. 마구 파헤쳐진 자연은 우리에게 어떤 보답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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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다. 현재 사천시가 관리 중인 개별입지 공장은 383곳이다. 이 가운데 38곳이 취소됐다. 현재 승인된 41곳 가운데 27곳은 공사 진행 중이지만, 1곳은 미착공, 13곳은 공사 중단 상태다. 이들 공사가 중단된 개별공장들은 산림, 농지훼손은 물론 자연재해, 환경오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인근 주민과의 갈등 등 민원도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기간 방치와 난개발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사천시는 가진 것을 잃기 전에 그 소중함을 깨닫고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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