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0.3도 낮았던 올여름 날씨…남부지방 단풍 구경은 10월 중순에

최근 일교차가 커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가을하늘은 유난히 파란데 이것을 두고 여름 내내 천둥 번개에 두들겨 맞아 시퍼렇게 멍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표현한 글이 있었다. 글의 표현처럼 올여름(6~8월)은 천둥, 번개를 동반한 잦은 비와 태풍의 북상으로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지난여름을 잠깐 뒤돌아보면 장마 이후 두 차례의 태풍과 강한 비구름대 영향을 자주 받아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여름철 부산·울산·경남 강수량은 824㎜로 평년(779.7㎜)과 비슷했다. 창원 역시 860.2㎜로 평년(825.1㎜)과 비슷했다. 반면 잦은 비로 낮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은 탓에 부산·울산·경남의 올여름철 평균기온은 23.6도로 평년보다 0.3도 낮았다. 폭염일수(일 최고기온 33도 이상), 열대야 일수(일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는 각각 7.4일과 0.4일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17.3일, 16일 적었다. 창원의 경우는 평균기온이 23.9도로 평년보다 0.6도 낮아 1986년 관측 이래 네 번째로 낮은 여름철 평균기온을 기록했으며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는 각각 6일, 3일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16일, 22일이 적었다.

어느덧 잿빛 비구름으로 가득했던 여름 하늘도 점점 구름이 적어지고 높아지면서 남빛 가을하늘로 변하고, 나무들도 붉은 나뭇잎으로 갈아입고 있는 중이다. 해마다 단풍이 드는 시기에는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10월 하순에서 11월 중순경에 단풍이 든다. 봄꽃과 반대로 단풍은 산마루에서부터 계곡으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데, 이는 먼저 쌀쌀해지는 지역부터 단풍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단풍은 하루에 대략 20~25km 속도로 남쪽으로 이동해 빨리 단풍이 드는 강원도 설악산과 단풍이 늦은 부산 금정산의 단풍 시작 시기는 약 한달 정도 차이를 보인다.

식물(낙엽수)은 일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데, 기온이 떨어지면서 잎 속 엽록소 분해로 노란 색소인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색소가 드러나게 되면 노란색으로, 광합성 산물인 잎 속의 당분으로부터 많은 효소 화학반응을 거쳐 안토시아닌(Anthocyanin) 색소가 생성되면 붉은색으로 나타나게 되며, 타닌(Tannin)성 물질이 산화 중합되어 축적되면 갈색이 나타나게 된다.

기상청에서는 단풍에 영향을 주는 지난 8월의 강수량과 9월 상순의 관측된 기온 그리고 9월 중·하순 기온을 전망한 후 평년값과 비교하는 방법으로 단풍 시기를 예상한다. 산 정상에서부터 20% 정도 단풍으로 물드는 첫 단풍 이후로 보통 2주 정도 뒤면 산의 80%가 단풍으로 물드는 절정시기가 나타나는데, 9월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첫 단풍과 단풍 절정 시기가 1~4일 정도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비교해 보면 단풍에 영향을 주는 9~11월 상순 기온이 오르면서 첫 단풍과 단풍 절정 시기가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9월 15일까지 관측기온이 평년과 비슷했고, 이후 9월 기온이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돼, 첫 단풍과 단풍의 절정이 지역에 따라 평년보다 1~4일 정도 늦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9월 28일경 설악산을 시작으로 중부지방과 지리산에서는 10월 3~18일, 남부지방에서는 10월 14~27일경부터 첫 단풍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서는 날씨와 단풍나무 등의 변화 관측을 바탕으로 단풍 예상 시기뿐만 아니라 전국 18곳 유명산 단풍 현황을 사진으로 촬영해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는데, 올해 단풍놀이를 계획했다면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에서 산악기상예보와 단풍 현황을 확인해 즐거운 가을 산행을 즐겨보기를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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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가을은 상쾌함과 풍성함이 넘쳐나는 축복의 계절이긴 하지만 더불어 환절기인 탓에 건강에 각별히 해야 한다. 가을철 일교차가 커지면서 생체 리듬이 깨져 면역력이 저하되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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