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관로 터지면 마을 뒤편 산사태 위험까지 가중 , 대규모 인명피해 우려

창원시가 주민이 제기한 송수관로 주변 위험성을 알면서도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마산회원구 회성동 송정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송수관로는 1984년 창원시 전역에 수돗물을 공급하고자 설치된 것이다. 문제가 되는 곳은 주거지와 인접해 매설된 200m 정도의 송수관로. 전체 80가구 중 34가구가 밀집해 있다.

더구나 지난 2011년 시작된 회성배수지 확장공사로 주민들은 30년이 넘은 송수관로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또한 산사태가 자주 일어나는 마을 뒤편 산지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마을 주민 70여 명은 지난 3월 21일 회성배수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송수관로를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마을 뒤편 송수관로는 산지와 마을 사이 도로 밑에 매설돼 있다. 도로에는 산사태에 대비한 구조물이 없는데다 송수관로가 매설된 도로보다 낮게 집이 지어져 있다. 집중호우 등으로 산사태가 나거나 낡은 송수관로가 터지면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송수관로는 산지와 마을 사이 도로 아래 매설돼 있다. 도로에는 산사태에 대비한 구조물이 없는데다 송수관로가 매설된 도로보다 낮게 집이 지어져 있다. / 김민지 기자

시는 지난 3월 주민들이 송수관로 위험성을 제기하자 4월 24일부터 6월 21일까지 회성동 송수관로 주변 안정성 검토 용역을 진행했고, 7월 4일 주민을 상대로 용역 결과물을 발표했다.

그 결과 자연산지의 안전진단등급은 붕괴위험이 큰 'D', 주택 뒤편 송수관로가 매설된 도로 옹벽은 붕괴위험이 거의 없는 'B'가 나왔다. 용역을 맡았던 관계자는 "상부의 자연산지 사면은 안정화를 위해 보강 또는 개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시는 이 같은 위험에도 주민들의 안전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태식 회성동 3통장은 "창원시가 7월 말 혹은 8월 초에 향후 대책을 마련해 통보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아무런 말이 없었다"면서 "8월 22일 직접 창원시 상수도사업소를 찾아갔지만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고 고개를 저었다.

주민들은 시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현재 진행 중인 회성배수지 확장공사를 저지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창원시 상수도사업소 수도시설과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관계자는 "치수방재과와 함께 협의해 앞으로 어떻게 비탈면을 보강할지 좀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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