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문화로 통한다고 한다. 도시 경쟁력과 미래도 문화가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모델을 발굴·확산하기 위해 창의도시도 화두가 되고 있다. 유네스코가 매년 전 세계에서 5곳 안팎의 도시들에만 창의도시 타이틀을 부여하는데, 현재 100여 개의 도시가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왜 '창의도시'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것일까?

창의도시는 유네스코가 지난 2004년 10월 시작한 '문화다양성을 위한 국제연대사업' 일환이다. 문화 발전의 핵심 요소인 창의성에 주목하며 문화예술 분야에 출중한 유산과 경험, 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도시를 상호 연결하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와 미국 산타페, 독일 베를린, 이탈리아 볼로냐, 스페인 세비야, 프랑스 리옹, 콜롬비아 보고타, 일본 가나자와, 콩고 브라자빌 등이 문학, 공예와 민속예술, 음악, 디자인, 미디어아트, 음식, 영화 7개 영역에서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2013년 11월 기준 22개국 38개 도시다.

우리나라는 2010년 7월 서울(디자인)과 경기도 이천시(공예 및 민속예술)가 지정되었고, 2012년 전주시가 음식 창의도시가 됐다.

창의도시는 사람의 창의성이 지역 발전에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는 인식이 바탕이 되어야 하며 그것을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산업으로 가치 있게 대접받고 성과물을 도시 조성과 개선에 활용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경제 성장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스페인 빌바오, 오스트리아 린츠, 중국 경덕진을 비롯한 13곳의 유명 도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을 위해 이천시에 추천을 요청해왔다고 한다. 인구 150만 명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인 이란의 이스파한과 문화적 고유성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바하마의 나사우도 가입을 추진 중이다.

한국의 경우도 제주도와 세종시, 광주(미디어아트), 통영(음악), 부산(영화)이 가입을 시도하고 있다.

2011년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정회원국으로 승인하면서 미국이 분담금을 거부해 네트워크 운영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2013년 11월 규정을 개정해서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조건이 기존 창의도시의 추천서가 필요조건이 되면서 까다로워졌지만, 세계의 존경받는 도시들이 앞다투어 창의도시로 지정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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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도시라는 칭호에 급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문화예술 및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도시의 활력이자 기반인 문화와 예술을 도시 발전 요소로 삼아서 창조산업 및 문화산업에 길을 만들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황무현(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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