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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중앙길 아름다운 거리로 재탄생

[이런 공무원]양산시 기업디자인센터 전임 디자이너 이지현 씨

김중걸 기자 jgkim@idomin.com 2014년 09월 17일 수요일

국내 굴지의 그룹에서 브랜드디자인과 CI를 맡아왔던 해외유학파 전문 디자이너가 지방행정공무원으로 변신해 지역 관광지 활성화를 위해 거리경관 새단장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양산시 기업지원과 양산시 기업디자인센터 전임 디자이너인 이지현(36·지방행정주사보·사진) 씨. 이 씨는 양산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하북면 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중 '신평중앙길 가로경관개선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그동안 쌓아왔던 디자인 역량을 발휘했다.

이 사업은 지난 2012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 95억 7000여만 원이 투입되는 '하북면 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의 핵심사업으로,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불보사찰인 '통도사' 관문도로 정비사업이다.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통도사 산문에서 순지리 고려당 앞 4거리 간 180여m 구간에 산재해 있는 상가와 도로를 새단장하는 사업으로 이 씨는 이 가로에 있는 가게 80여 개소의 간판을 지난해 중순부터 모두 새롭게 디자인했다.

기업의 제품 디자인이 아닌 상가의 간판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전문 디자이너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았지만 이 씨는 처음 양산에 왔을 때를 떠올리며 거침없이 4B연필을 들었다.

이 씨는 "양산을 통도사가 있는 도시로만 알았지만 공직에 들어온 뒤 여러 곳을 둘러보고 산업구조를 보면서 양산의 잠재력에 많이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전통, 문화, 자연, 산업 등 다양한 측면의 잠재된 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부각시키면 작지만 강한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 확신을 했다"며 "신평중앙길의 경우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중요한 장소임에도 여러가지 요인으로 상권이 쇠퇴한 거리여서 간판개선사업 자체에 상인들의 큰 호응이 없었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말했다.

이 씨는 "그러나 담당자의 적극적인 노력과 다른 업소들의 간판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참여도가 늘어나 사업 막바지에는 대부분의 상가가 참여했다. 이 모습을 보면서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와 참여도를 높이는 것은 자리에 앉아서 정책을 만드는 것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보이고 실행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어려움은 있었다. 새로운 트렌드의 디자인을 제시해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은 이 씨의 마음과는 달리 상인들이 기존에 익숙한 이미지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생각을 바꾸고 설득하는 과정이 아직도 많이 힘든 부분이라고.

해외 유학파 전문 디자이너의 간판 디자인으로 통도사 산문으로 연결되는 신평중앙길은 고풍과 멋을 간직한 특색있는 가로경관으로 탈바꿈했다.

이 씨는 지난 2012년 11월 양산시가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국무총리상)을 받는 데 산파역을 한 업무 추진 유공으로 양산시장 표창을 받는 등 자신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 씨는 삼성그룹이 설립한 디자인 특성화 대학인 사디(SADI·Samsung Art And Design Institute·서울 강남구)에 2007년 입학했다.

사디 커뮤니케이션디자인대학에서 3년간 기업과 시장의 요구를 실제 교육과정에 적용해 현장과 실무를 이해하고 이론과 실제의 균형감각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목표와 방침을 익혔다.

이후 사디와 교육과정이 연계된 영국 미들섹스대학(MIDDLESEX UNIV) 시각디자인학과에 편입해 1년간 수학한 뒤 국외 학사를 취득했다.

2007년 한국으로 돌아온 이 씨는 인터브랜드 서울 책임디자이너와 디자인그룹 인터내셔날 선임디자인을 거쳐 현대자동차 그룹, 현대모비스, LG그룹, 포스코그룹에서 브랜드 디자인시스템 분야를, 한국관광공사와 olleh KT, 워커힐호텔, 다이소에서 CI와 서체, 브랜드 디자인 시스템을 맡아왔다.

국내 굴지의 그룹사에서 브랜드와 CI를 맡았던 역량있는 디자이너가 지방행정공무원으로 변신하게 된 것은 개인사와 우연히 결합된 운명이었다.

건강 회복을 위해 언니(38)가 있는 부산으로 찾아왔던 이 씨는 지난 2012년 양산시의 전문직 디자이너 채용 공고를 보고 곧장 공무원의 길로 들어섰다.

이 씨는 "공공기관 역시 기업유치, 관광객 유치 등 타 지자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차에 양산시의 채용공고를 보고 제 능력을 좀 더 공익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데 활용해 보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며 당시 지원동기를 밝혔다.

이 씨는 "디자인은 단순히 예쁘다는 개념을 넘어 필요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마지막 2%를 채워 완성시켜주는 도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양산시가 가진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수려한 전통과 문화, 살기좋은 환경을 통합적으로 구축해나가는데 디자인적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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