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5년 1월 1일부터 담뱃값을 평균 2000원 인상을 추진하기로 9월 11일 발표했습니다. 하루 한 갑을 피우는 애연가 입장에서는 한 달에 6만 원 추가 지출이 예상됩니다. 저는 애연가는 아니지만 술자리에서 한두 대 피우는 정도인데, 술자리만 아니면 한 값 사면 한 달 정도 갑니다.

내년에 담뱃값이 올라도 우리나라는 세계 41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르웨이의 담뱃값은 14.5달러 약 1만 6477원 정도로 우리나라 담뱃값의 6배가 넘었습니다. 호주와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도 담배 한 갑 가격이 1만 3000원 이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싼 나라는 중국으로 909원입니다. 담뱃값이 4,500원에 이른다면 금연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을 통해 실효성 있는 금연대책을 마련하고 국민건강 증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라 했습니다.

담뱃값 인상이 금연으로 이어졌는지는 자료를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57.8%에 달했던 한국의 성인 남성 기준 흡연율이 담뱃값 500원 인상 이후인 2006년에는 45.9%까지 11.9%포인트 하락한 바 있습니다.

다시 말해 성인 남성 흡연율이 12%포인트 감소하고 담배 판매량은 26% 줄었다는 통계치를 발표한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담뱃값 인상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흡연율은 2007년 45.1%로 출발하면서 2008년에는 47.7%로 상승ㆍ하락을 반복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 통계로만 보면 가격정책의 효과가 1~2년을 넘기지 못한 셈이 됩니다.

택시비가 오르면 일시적으로 승객이 감소하다가 한두 달 안에 다시 원상 복귀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정부는 애연가들로부터 저항에 가까운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가 담뱃세 가운데 국세인 개별소비세를 신설하면서 사실상 세수확보를 위해 국민건강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개별소비세는 국세에 포함되는데, 조세로 충당해야할 세금을 담배서 걷겠다는 꼼수 증세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그동안 잘 몰랐던 담뱃값에 붙어 다니는 세금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2500원일 때 담배 한 갑에 따라 붙는 세금이 1,550원인데 4,500원으로 오르게 되면 무려 3318원이 세금으로 나가게 됩니다.

조세재정연구원의 가격탄력도(가격의 변화라는 외부의 충격에 반응해서 수요량이 변하는 정도를 수요의 가격탄력성 0.425)를 가정하는 경우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담배소비량이 3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수는 오히려 연간 약 2조 8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소비량이 줄어도 세수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세수 확보가 목적이 아니었냐는 주장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담배 재테크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정부는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26조를 들이 밀고 있습니다. 담배 사재기를 하는 업자들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참에 담배를 끊어 볼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평소 정부 정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적극적으로 한번 동참해 볼까 합니다.

/강창덕(강창덕, 세상과 소통하기· http://blog.daum.net/gnccdm/8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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