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오랜만에 가족을 만난다는 것에서 참 좋은 날입니다.

일산에 사는 조카놈이 내려왔습니다. 집에서 같이 놀다가 문득 목공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모부, 이거 정말 이모부가 만든 거 맞아요?(표준어)"

"그렇다니깐, 인마 이거 속고만 살았나."

"에이 거짓말 마요~."

"니 필요한 거 뭐있노. 만들어 주꾸마."

"그럼 캡틴 아메리카 방패도 만들 수 있어요?"

"(뭔지 모르면서) 당연하지. 만들러 갈까?"

"네!!"

"아빠, 나도 나도, 난 토르 망치."

"(뭔지 모르면서) 오야 다 가자!"

토르의 망치와 캡틴 아메리카 방패를 들고 신난 아이들.

그렇게 해서 우린 '창동 목공방'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가는 도중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두목님(황 목수님)이 이게 뭔지 아실까? 못 만들면 어쩌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미 차는 출발했고 달렸습니다.

창동에 도착했고 다행히 두목님은 계셨습니다. 사정을 이야기하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마친 두목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콜!"

곧바로 제작에 들어갔고 1시간여 만에 두 개의 살상용(?) 무기를 완성했습니다.

조카가 말하더군요.

"우와. 이모부, 마산은 정말 신기해요. 신기한게 다 있어요. 두목님도 너무 좋아 보여요. 일산에는 이런 곳 없는데."

"글체! 지기제? 마산은 다 있다. 일로 내려온나 마."

"그러고 싶은데… 학원도 가야하고."

"ㅋㅋㅋ 다 크면 온나 마. 잘 갖고 놀고."

"네~!"

아이들은 원하는 것을 가져서 좋고 전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좋았습니다.

더 고마운 것은 창동 황 목수님의 마음 씀씀이였습니다. 바쁘신 상황이었지만 아이들이 가니 모든 일손을 놓고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제작해 주셨습니다.

중간 중간 아이들을 신나게 해 주시며 땀을 흘리시며 목공파 조직원(?)을 위해 애쓰시는 황 목수님.^^

세상은 살 만 한 곳입니다.

이번 추석은 조카 놈에게 잊지 못할 추석이 되었습니다.

어른들의 노력으로 한 아이에게 평생의 추억을 경험케 했습니다. 어른들은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카의 말이 귀에 아른거립니다.

"이모부. 정말 좋은 경험 한 것 같아요. 창동을 못 잊겠어요."

/김용만(청보리의 함께사는 세상· http://yongman21.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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