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 경남의 진짜 '가을야구'…NC 1군 2년 만에 PS 진출, 프로야구 첫 기록

NC의 포스트시즌(PS)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11일 현재 NC는 정규시즌 잔여경기를 13경기 남겨둔 채 3위에 올라있다. 2위 넥센과 8.5경기 차이로 사실상 2위를 차지하기 어려운 위치에 선 NC지만 4위 LG와도 8경기 차이여서 큰 이변이 없는 한 포스트시즌 진출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NC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도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바로 창단팀 최단기간 포스트시즌 진출 신기록이다.

지난 1988년 창단 3년 차인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는 108경기서 62승1무45패, 승률 0.579로 정규시즌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올 시즌 NC가 가을야구의 주인공으로 나선다면 당시 빙그레보다 1년 빠른 역대 최소 기록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창단 2년 차 NC의 가을야구 진출은 창단 때부터 딴죽을 걸었던 기존 구단들을 보기 좋게 한 방 먹인 것이어서 도내 야구팬에겐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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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창단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기존 구단들이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를 이유로 NC의 입성을 반대했고, 대기업 위주의 프로야구 판에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뛰어든다는 것에 대한 반발도 거셌다.

많은 야구팬과 야구 전문가들은 프로야구의 성장을 위해 9구단 창단에 찬성했지만, 기존 구단이 쳐놓은 장벽은 높았다. 특히, 경남을 제2 연고지로 사용했던 롯데는 자신의 연고지에 다른 팀이 생긴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불쾌감을 드러냈다.

NC 창단을 두고 롯데는 "한국야구에 더 이상의 신생구단은 필요없다"며 줄곧 거부감을 표시해왔다.

각종 여론과 기존 구단의 지지 속에 NC의 창단이 확정되자, 이번에는 1군 진입 시기를 놓고 끝까지 심술을 부렸다.

당시 장병수 롯데 사장은 한국야구의 시장규모를 근거로 "대기업이 아닌 이상 매년 적자를 내는 프로구단을 감당할 수 없다"며 "여론몰이에 의지한 무분별한 신생구단 출범이 오히려 야구 수준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망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NC는 빠르게 리그에 적응했고 심지어 롯데를 저 멀리 따돌리고 '가을야구'에 먼저 초대받았다.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아홉 번째 심장이 뛰기 시작합니다'라는 슬로건을 건 NC는 경기력뿐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기존 틀을 과감히 뛰어넘었다.

NC는 기존 마산구장을 리모델링하면서 관중 친화적인 부분에 많은 공을 들였다.

기존 야구장의 문화를 바꾼 NC만의 새로운 아이템은 야구장 그물망 변경이었다. NC는 기존에 쓰던 녹색 그물망 대신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검정색 그물망으로 관중들의 시야를 탁 트이게 만들었고, 이후 검정색 그물망은 다른 구단들로 확산됐다.

미래의 소중한 자산이 될 어린이 팬에게는 안전헬멧을 대여해주고, 팬들이 야구장에서 캠핑을 하며 경기를 관람하는 아이디어도 꽤나 신선했다.

지난해 정규시즌이 끝난 후 마산구장에는 'NC는 야구가 목적인 구단입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 문구처럼 오늘도 NC는 오로지 야구만을 위해 저벅저벅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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