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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병' 체벌 아닌 기다림으로 완치한 학교

[즐거운 학교, 신나는 교육] (13) 경기 부천동여자중학교 이야기 2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4년 09월 11일 목요일

혁신학교 경기 부천동여자중학교, 그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기사에서는 부천동여중이 아이들에게 학교를 돌려주는 과정과 그 어려움을 다뤘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학생 생활 지도에 관한 겁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아이들의 반항도 거칠어집니다. 심하면 교사에게 대들기도 하지요. 이렇게 문제가 생기면 징계와 체벌로 아이들을 다스립니다. 그래도 안 되면 전학을 시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부천동여중은 올해 회복적 학생생활지도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교사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재판관이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중재자가 되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권위주의가 여전히 살아 있는 일반학교에서는 실천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혁신학교인 부천동여중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었나 봅니다. 이번에도 이 학교 금선남 교사의 글을 살펴보겠습니다.

부천동여중에 다니는 한 아이가 있다. 이른바 학교 부적응 학생이다.

"은서(가명)는 정신과 처방을 받을 정도로 불안이 심했다. 은서는 수업 참여가 불가능했고 교사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수업 진행을 방해했다. 결국 학년부 교무실에서 은서를 2주 동안 데리고 있기로 했다. 매시간 담당교사를 나누었다. 공강시간에 교무실에서 은서와 함께 하는 것은 큰 고문이었다. 시작종이 울리면 학교 어디선가 멋대로 돌아다니는 은서를 찾아 교무실로 데려와야 했다. 그리고 멋대로 떠들어대는 은서에게 만다라를 색칠하게 하거나 만화책을 읽게 하거나 함께 수다를 떨어야 했다."

은서의 담임은 학생부에 보내서 징계를 하지 왜 어려운 길을 가느냐고 금 교사를 나무랐다고 한다. 하지만 금 교사의 행동에 공감하는 교사들이 묵묵히 교무실에서 은서와 함께 해주었단다. 혁신학교 예산으로 정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학교 예산으로 외부 전문가와 상담도 진행하자 은서의 태도가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어느 날 새벽 5시, 같이 노는 무리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담임에게 구원 전화를 걸어오면서 은서는 교실로 돌아왔다.

부천동여자중학교 스승의 날 행사 모습. /부천동여자중학교

"그러나 은서는 교실에서 여전히 폭력적인 존재였다. 같은 학년에 미혜(가명)라는 아이가 은서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음을 알게 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연결된 관계였다. 우선 미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주 앉는 것조차 힘겨워하던 아이들이 서로 만나서 갈등 상황을 직면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은서는 그날 미혜에게 의외의 고백을 했다. 그 대화 다음날 복도에서 만난 미혜는 나에게 환한 얼굴로 몇 달 만에 처음으로 편히 잠들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미혜뿐 아니라 은서의 불안한 행동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같은 학급 아이들도 치유가 필요했다. 그래서 전문가와 회복적 생활지도 학급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후 아이들은 무기력에서 벗어나며 많은 변화를 보였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변한 것은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교사들의 변화도 컸다.

"처음에는 교사의 권위는 낮아지고 학생만 존중받는 것이 아니냐는 거부 반응도 있었다. 징계로 해결할 일을 더디게 간다는 불만도 있었다. 전문가의 진행에만 의지하는 모습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근본적인 회복을 이루는 것을 보면서 교사들도 같은 대열에 서고 있다. 학년학생회 아이들과 1학기 운영평가를 하면서 예전보다 평화로운 관계가 유지되는 원인을 분석해보라고 했다. 아이들은 교사와 친근한 관계, 모둠 수업으로 안 친했던 친구들과 가까워지는 것, 학급동아리로 낯선 친구들의 취향과 나와 비슷한 점을 발견하는 것, 중2 병이 지나고 철이 든 것을 꼽았다. 학교가 가야 할 방향이 아이들 이야기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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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후 기자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뮤지컬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