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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물동량·도시개발 예측 이면엔 '해피아'

[마산만 매립, 20년 간의 기록] (16) 신항, 사라진 목적 해피아 커넥션?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4년 09월 04일 목요일

"해양수산부에 대한 가포신항 개장 요구가 거셉니다. 창원시도, 창원상공회의소도, 신항배후부지 분양을 받은 업체도 한결같이 조기 개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화태변경)뿐만이 아니에요. MRG(최소운송수익보장) 협상의 주 내용은 결국 아이포트(신항운영업체)의 기 투자금 보장액 문젭니다. 더 이상 금융권 추가대출도 안 되니까 정부에 요구를 하는 거죠. 이 문제는 결국 기획재정부와 아이포트 간 협상 문제예요."(백종진 이주영 장관 보좌관)

"마산항 개발 당시의 물동량 예측이 빗나갔어요. 애초 부산·진해신항이 허브항으로 5만t 이상, 마산항이 피드항으로 2만~3만t급을 분담하기로 한 건데 이게 안 됐어요. 컨테이너 규모 자체가 대형화했고, 이런저런 여건 상 부산으로 다 빠졌어요. 그래서 아이포트는 벌크화물부두로 화태변경을 요구하고 있어요. 전에는 그게 어려웠지만 올해 5월 12일 정부가 민간투자사업 제한사항을 변경 가능하도록 고시하면서 길이 열렸고, 지금은 해수부와 아이포트 간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요."(김창수 전 창원시 해양사업과 과장)

"이주영 장관은 신항 빨리 개장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어요. 하루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화태변경 문제는 결국 해양수산부와 현대산업개발 간 협의 문제예요. 창원시로서는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죠."(이천호 현 창원시 해양사업과 과장)

2013년 6월 완공된 가포신항이 아직 개장되지 못하는 이유다. 개장 결정 권한을 가진 이주영 장관이 "하루 빨리 개장돼야 한다"는 기본 입장 속에서도 정작, 개장을 미루고 있는 이유는 뭘까? 백종진 보좌관의 말처럼 돈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아이포트 간 MRG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세월호 사고와 그사이 기획재정부 장관 및 실무진 교체 등이 협상을 지연시키는 것이다.

8년 간의 공사 끝에 2013년 6월 완공된 가포신항. 하지만 지금까지 개장을 못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사라진 두 가지 목적

가포신항 개장 여부와 상관 없이 반드시 짚어야 할 점이 있다. 1994년 마산항 개발계획 최초 제안 이후 줄곧 계획의 근거로 내세웠던 컨테이너 물동량 등 마산항 총화물량 증가 전망이 과연 타당했느냐 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음은 옛 마산시가 마치 마산항 개발사업의 주도자인 양 해양수산부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 사업에 달려들었던 주된 목적, 즉 해양신도시 매립을 통한 도시개발용지 확보 필요성이 2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냐 하는 점이다. 결론은 두 목적 모두 2014년 지금에 이르러서는 용도폐기 됐다는 것이다. 머리는 사라지고 몸통만 살아 움직이는 사업이 돼버렸다.

우선, 마산항 개발계획 당시 컨테이너 등 물동량 전망치가 턱도 없이 부풀려졌다는 점은 이번 기획 6편 '물동량 증가 전망과 실제'에서 상세하게 다뤘다. 실제 물동량은 컨테이너 부문이나 일반화물·컨테이너를 모두 합한 총화물량 측면에서나 전망치에 크게 밑돌았다.

또 하나의 목적은 도시개발 용지 확보다. 이는 마산시 입장이긴 하지만, 정부도 전국의 항만개발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유력한 투자 미끼로 삼았다. 그래서 마산항개발 사업을 누가 주도했느냐 하는 점을 따질 때 정부나 민간사업자, 마산시의 주도권 문제가 아니라 '아구'(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 결정적 근거가 '2016년 마산도시기본계획'이다.

1997년 마산시가 동부엔지니어링(주)과 (주)태영기술단에 맡겨 완료한 이 계획은 최종 목표연도를 2016년으로 하여 20년 후의 도시 미래상을 제시한 것이다. 도시개발 용지 확보 필요성의 근거가 된 핵심 요인은 인구 예측. 자료에는 우선 1995년 말 마산시 인구를 43만1419명으로 확인했다. 10년 전인 1985년 인구 48만5550명에서 5만 명 이상 줄었다. 가장 많았을 때는 1989년으로 50만5614명으로, 연말 인구가 50만 명을 넘었던 유일한 시기였다.

연구처는 장래 인구추계 근거를 이렇게 제시했다.'70년대와 90년대 마산 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하거나 감소해 장래 인구추정 근거로 불합리하다. 비교적 안정적인 80년대 10년간 인구증가율 3.0%를 적용해 장래 인구를 추계했다.' 애매한 이야기다. 물론 상위계획 및 관련계획지표, 공업단지 조성계획 등에 의한 추계를 합했다는 설명이 붙었다. 그렇게 해서 목표연도인 2016년 마산시 추정 인구는 75만 명이었다. 주요 연도별로는 2001년 60만 명(실제 43만3130명), 2006년 65만 명(실제 42만1783명), 2011년 70만 명(실제 41만3779명)이었다. 도시기본계획 상 예상인구는 급증 수준이었지만, 실제로는 2만 명 이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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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시가지개발 및 정비계획 부분에서 '월영동 일원의 서항 일원을 매립하여 부도심과 연계한 상업업무기능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고 제안했다. 심지어 시가지 조성사업지구로 월영동 일원 114만6000㎡의 서항매립 예정지를 꼽기도 했다. 이 제안 당시인 1997년에는 서항매립 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이는 김칫국 먼저 먹는 행태가 아니었다. 마산시는 이 계획을 갖고 이후 마산항 개발계획 추진에 더 적극적으로 덤벼들었다. "준설토로 마산만 매립해 도시개발용지 할테니까 마산항 개발하자"는 논리였다.

이 목적 역시 허황된 것이었다. 인구 75만 명 추정은 당시 마산시의회에서도 된서리를 맞은 끝에 65만 명으로 조정됐다. 도시개발 용지가 없어 발전이 되지 않는다는 미명 아래 억지로 해양신도시 매립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금 마산에 도시개발용지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해피아 커넥션

창원물생명시민연대와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반대 시민대책위원회는 올해 3월 10일 창원지방검찰청에 다음과 같은 고발장을 제출했다. 핵심은 특혜 의혹이었고, 이를 조사해달라는 요지였다. 내용을 보자.

'마산항 개발사업의 가포신항 운영사인 마산아이포트 주식회사의 초대 사장인 나승렬은 마산지방해운항만청장 출신이며, 2대 사장인 이상문은 해양수산부 항만국장을 역임했고, 현재 대표인 피고발인 김형남 또한 해양수산부 국장과 해양조사원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마산아이포트가 최소 물동량만 확보하면 무조건 수익을 보장받는 사업의 내용과, 실제와 너무나 틀린 물동량 예측을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한 정황 등을 고려해 볼 때, 마산아이포트 주식회사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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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전 제기한 감사청구 사실을 덧붙였다.

'창원 시민들은 피고발인들이 명백히 사실과 다른 연구용역과 환경영향평가를 토대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고, 이로 인해 국민의 혈세가 민간 사업자에게 흘러가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한 바 있으나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명백히 잘못된 물동량 예측을 한 해양수산개발원 책임자와 이를 지시한 해양수산부장관, 해양수산부와 협의를 맺은 전 마산시장, 이로 인해 이익을 본 민간사업자 대표들을 자신의 관리하에 있는 재정을 낭비한 배임의 혐의 및 직무유기로 고발하기에 이르렀으며, 수사 과정에서 피고발인들 간의 특혜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 이상의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특히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이후 '해피아(해수부+마피아)' 폐해가 속속 드러난 가운데 이 고발건은 더욱 관심을 모았다. 창원지검 마산지청이 사건 조사를 맡았고, 실제 수사는 마산 중부경찰서가 진행했다. 경찰은 4월 중에 1차 수사를 종료하고 기각 의견으로 검찰에 올렸으나 검찰이 보충수사를 지시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수사 상황이 지지부진하자 고발인들은 5월 19일과 8월 27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항 개발사업 고발건에 대한 검찰의 강력하고 조속한 수사 진행을 촉구했다. 최초 고발 5개월이 지났는데도 수사 결과가 나오기는 커녕 '감감무소식'이라는 것이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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