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슈가 됐던 기사가 있다. 일부 식당 카페 등에서 5세 미만 아동은 출입 금지하는 노키즈존(No Kids Zone)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키즈존이 번지게 된 데는 '내 아이가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든 말든 신경도 안 쓰는 일부 부모의 행태가 한몫했다고 본다.

돌아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조용한 대화에 방해를 받는 이들이 가게 측에 항의하는 일이 많아지자 가게들도 나름 결단을 내린 것이다.

처음에는 나도 애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를 데리고 이야기도 하고 차도 마시고 싶은데 왜 애를 못 데리고 오게 하나, 서운한 마음이 컸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다수 손님을 위해 그리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그럴 수밖에 없었겠다 싶기도 하다.

아이들 출입을 금지한 곳이 하나둘씩 늘기 시작하니 정말 애 데리고는 갈 데는 '키즈 카페' 외에는 없는 것 같다. 식구들끼리 외식을 하고 싶어도 혹 싫어하지는 않을까 눈치도 보이고….

네다섯 살만 돼도 엄마 말을 알아들으니 통제를 하는 게 좀 그나마 괜찮은데 이제 갓 돌 지나서 세 살까진 정말 엄마가 생각해도 지독스레 말을 안 듣는다.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갑갑해하고 돌아다니고 이것저것 생각없이 만지고. 엄마는 같이 돌아다니면서 못하게 하느라 바쁘고.

'죄송하다' 사과는 기본. 발버둥 치는 애를 안아 들고 들어왔다 나갔다가…. 그렇게 밥을 어떻게 먹었나 기억이 안날 정도로 힘들게 밥 먹고 나오면서 '내가 다시는 애 데리고 외식하나 봐라' 이렇게 된다.

한데 그러다가도 얼마가 지나면 다시 외식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애가 그동안 괜찮아져서가 아니라 육아에 하루 종일 지치다 보면 어쩌다 한 끼 정도 밥 하지 않고 간단하게 먹고 싶기 때문이다.

남이 차려준 밥상에서 밥 먹는 그 즐거움.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애들 키울 때는 어쩌다가 한 끼 밥 안하는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다.

노키즈존이 확산된다는 소식 이후 이제 아이랑 어디를 가야 하나라는 불만보다는 반기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다. 서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많은 사람이 이만큼 불편함을 많이 느끼고 있었구나 싶다.

그래도 육아에 지친 부모가 밖에서 먹는 한 끼의 휴식과 힐링을 빼앗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두 가지가 절충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식당에 흡연석 비흡연석 통유리로 막아놓듯이 같은 식당 안에 아이 동반석과 동반하지 않은 자리를 구분해 놓으면 어떨까 싶다. 그러면 모든 사람이 편안하게 그 자리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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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이 형성되고 의견이 쏟아지고 고민이 시작되었으니 아마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면서 점차 나아지리라 본다. 일단 중요한 것은 부모가 남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잘 챙기는 게 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환경이 잘 갖춰져도 스스로 배려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

/김성애(구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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