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부탄캔은 우리 생활에 굉장히 밀접하다. 야외에서 고기를 굽거나, 음식을 데우기 위해 또는 집안에서도 필요에 따라 이동식 부탄연소기를 사용해 음식을 조리하는 일이 일반화된 것이다. 우리가 소비하는 것만도 연간 2억5000만캔을 넘고 있다. 때문에 잘못 사용해서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부탄가스 연료관에 충전되는 가스는 부탄가스를 주성분으로 프로판가스와 미량의 기타 탄화수소가스를 포함하고 있다. 즉 부탄가스는 약 80%의 부탄과 20%의 프로판이 섞인 혼합가스인 것이다. 프로판가스를 혼합하는 이유는 사계절이 분명한 우리나라의 계절적 특성 때문이다. 겨울과 늦가을.초봄 등 기온이 낮은 계절에는 끓는 점이 낮은 부탄이 스스로 기화되기 어려워 이를 돕기 위해 프로판을 섞는 것이다. 때문에 이 계절에 실외에서 일회용 부탄캔을 사용할 때 불꽃이 약하고 화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역으로 프로판가스를 많이 혼합해 추운 날씨에서도 사용에 전혀 지장없게 연료관을 제조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문이 있을 수도 있지만 여름철의 온도와 연료관의 내압이 온도에 따라 비례 상승함으로써 위험도 상승하는 난점이 있다.
어떻게 하면 겨울철 일회용 부탄캔을 잔량없이 안전하게 잘 사용할 수 있을까. 잔량이 있는 연료관은 연료관의 초기 연소시 끓는 점이 높은 프로판 가스가 먼저 기화된다. 따라서 끓는 점이 낮은 부탄가스가 잔량 가스의 주성분이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사용전 충분이 흔들어 주거나 또는 미지근한 물(약 20~30℃)에 담가 약 10분이 지난 뒤 쓰면 높은 화력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따뜻하게 하는 방법을 오인해 난로 위에 가스캔을 올려놓거나 끓는 물에 담그는 것은 캔의 내압을 상승시켜 폭발의 우려가 있으므로 절대 해서는 안된다.
또 낡은 버너의 경우 가스캔을 장착할 때 밀어주는 스프링의 장력이 약해져 캔을 완전히 밀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경우 가스가 분출되는 연료관 밸브의 오리피스(가스분출구멍)가 완전히 개방되지 않아 화력이 약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연료관의 밑부분과 뒤에서 밀어주는 버너의 가이드 사이에 두꺼운 종이를 괴어 사용하면 밀어주는 힘이 강해져 다시 높은 화력을 얻을 수가 있다.
끓이는 음식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경우 일회용 부탄캔의 사용은 이제 일반화되었다. 아무리 연료관을 기준에 따라 잘 만들고 우수한 버너 제품이 유통된다해도 사용자 스스로가 올바른 사용법을 모른다면 편리한 제품이 사고를 일으키는 도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부탄가스에 대한 위와 같은 상식을 알고 있다면 잔량이 있는 연료관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연태 객원기자
ytkim@kg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