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내 맘대로 여행] (28) 전북 남원 광한루원

춘향골을 찾았다. 전북 남원, 그리고 광한루원.

전라북도 남원은 소설 <춘향전>의 배경이 된 곳이다. 성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이 시작되고 완성된 곳의 배경인 이곳은 남원이라는 말과 동시에 떠올려지는 이름이다.

춘향골에는 광한루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름내 지친 몸을 보양시킬 수 있는 추어탕 골목도 광한루원과 마주하고 있고 춘향테마파크도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만 우선 우리나라 누각 중 으뜸이라 하는 광한루(보물 제281호)가 있는 명승 제33호인 광한루원부터 들르기로 했다.

궁궐에는 경회루가 있고, 지방에는 광한루와 더불어 평양의 부벽루,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가 우리나라의 4대 누각이다.

광한루원은 하늘의 옥황상제가 살던 궁전 '광한청하부'를 지상에 건설한, 신선이 되고 싶어하는 마음을 담은 이상향이다. 달나라 궁전의 '광한청하부'와 같다 하여 얻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전설을 그대로 옮겨 보면 옥황상제가 있는 옥경에는 광한전이 있고 은하수 위에 오작교가 놓여 있단다. 달나라 궁전의 절경 속에서 아름다운 선녀들이 노닐었다고 하는데 이를 재현한 것이 광한루원이다.

춘향이와 몽룡이의 사랑의 배경이 돼 유명한 광한루는 조선 세종 원년에 정승 황희가 건립했다. 광한루 외에도 은하수를 상징하는 연못과 오작교, 그리고 월매집과 춘향사당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광한루원에 들어서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스러운 이야기만큼이나 광한루원은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연일 내리는 비로 물을 잔뜩 머금은 신록은 촉촉하면서도 기분 좋은 향기마저 내뿜는다.

한 폭의 그림 같다는 말로도 표현이 부족할 만큼 자연이 주는 오색 천연의 모습에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해진다.

이런 곳에 누군가 노닐고 있다면 그 누군들 어여삐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은 완월정. 완월정은 달나라 궁전의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지은 누각으로 매년 남원의 민속 행사인 춘향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완월정에 오르면 사방으로 연못이 펼쳐지고 신록이 한눈에 들어온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아무렇게나 걸터앉으면 신선이 된 듯한 착각이 든다.

오작교를 건넌다. 요천의 맑은 물을 끌어와 조성한 멋스러운 연못 사이를 돌로 만들어진 오작교를 따라 건넌다.

다리 양쪽에 아무런 장치가 없어서 같이 걷는 상대에 더욱 의지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소설의 배경이 된 곳인 만큼 전설과 사랑이 어우러진 이야기가 많아서일까?

오작교를 부부가 함께 건너면 금실이 더 좋아진다고 하고 연인들은 영원한 사랑을 꿈꿀 수 있다고 한다.

오작교 아래로 웬만한 어른 팔뚝보다 큰 잉어들이 모여든다. 족히 70∼80cm는 되어 보이는 잉어들이 떼를 지어 발밑으로 모여들어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광한루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춘향관이 있고 그 앞으로 월매집과 널뛰기 등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펼쳐져 있다.

이제 입이 즐거울 차례다. 광한루원과 마주하고 펼쳐진 추어탕 골목.

남원식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익혀서 통째로 갈고 채소와 된장을 풀어 끓여 낸다. 되직한 남원식 추어탕은 구수하면서도 뱃속을 든든하게 하는 데 그만인 듯하다.

이왕 춘향골에 온 만큼 춘향테마파크까지 섭렵하기로 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의 촬영 세트장을 테마파크로 재정비한 곳인데 만남의 장, 맹약의 장, 사랑·이별의 장, 시련의 장, 축제의 장 등으로 동선을 만들어 놓았다.

춘향테마파크의 가장 높은 곳에는 남원항공우주천문대가 있어 아이들과 여행을 계획한다면 염두에 두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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