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창원 버스전용차로]끼어들기 피하려다 급정거…사고 위험 곳곳에

지난 19일 직장인들 퇴근 시간에 맞춰 창원서부경찰서에서 마산으로 가는 122번 버스에 올랐다. 이튿날에는 출근 시간 마산회원구 경남은행 본점 정류장에서 같은 노선 버스를 타고 창원서부경찰서까지 따라가 봤다.

122번 노선은 일반 버스 중 버스전용차로 구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하게 운행한다.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 버스전용차로 구간을 분석했다.

◇창원에서 마산으로 = 도계주유소~소답온천(39사단 앞)~윤병원~창원역~마산시외버스터미널(건너편)~마산우체국~석전삼거리(사랑제일교회 앞).

먼저 도계주유소에서 소답온천 구간은 불법 주·정차한 차나 끼어드는 승용차가 없었다. 문제는 39사단 앞에서 시작됐다. 39사∼윤병원 구간에는 대형 덤프트럭과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이곳은 버스전용차로를 비웃기라도 하듯 전용주차장처럼 사용하는 듯했다.

윤병원에서 창원역 사이 화훼단지 구간에는 식물원 1t 특장차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 버스 운행을 방해했다. 창원역 앞 정류장 진입구에는 택시가 서너 대 서 있어 길을 막았다. 이곳 택시들의 버스 정류장 침범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경남도민일보>도 이 문제를 다뤘지만 전혀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운전기사는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 앞은 가히 '지옥'이나 다름 없었다. 버스전용차로에 택시승강장이 있다보니 버스가 온전히 전용차로를 달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택시승강장이 아님에도 대현프리몰에서 나오는 손님을 태우려고 지하도 출입구마다 택시가 줄지어 서 있었다. 버스는 전용도로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정류장에서 잠시 정차하기 급급했다.

달리는 버스가 주·정차한 차들로 인해 전용차로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버스전용차로가 가장 무의미한 지점이었다.

버스는 정류장을 메뚜기처럼 들락거렸다. 막 출발하려는 택시와 부딪힐 뻔하고 정차를 위해 버스전용차로로 들어오는 승용차에 급정거하기도 했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부터 마산우체국 방향 도로도 사정이 마찬가지였다. 상업·비즈니스 지역인 이곳은 방문객들이 주·정차를 해둔 것으로 판단됐다.

끝지점인 석전삼거리로에도 상가에서 세워둔 차들이 즐비했다. 더한 문제는 버스전용차로에 39사단 앞처럼 덤프트럭, 트레일러 등 대형 차량이 대거 주차된 점이다.

◇마산에서 창원으로 = 경남은행~마산시외버스터미널~한전~창원역~윤병원~의창동 환승센터~도계주유소.

출근 시간 경남은행∼마산시외버스터미널 구간은 퇴근 시간보다 주·정차가 덜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간간이 보이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버스는 S자 운행을 멈출 수 없었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 앞은 오전 이른 시간임에도 주·정차가 극심했다. 이런 모습은 중앙하이츠 아파트 앞까지 이어졌다.

이후 동마산 나들목과 공원을 지나니 다시 주·정차 차량이 다수 발견됐다. 구암동 한전 앞까지 400m 구간에서 주·정차 차량 6대가 목격됐다. 창원육교를 지나 들어선 창원역 맞은편은 손님을 태우려고 모인 택시들이 여전히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전용차로제 적용 시간임을 의식한 듯 많지 않았다. 창원역에서 윤병원까지는 주거지역이라 도로가 깨끗했다.

문제는 다시 39사단 앞에서 나타났다. 이곳에서는 택시와 승용차가 아무런 거리낌없이 버스전용차로를 달렸다. 특히 이곳은 버스전용차로를 알리는 도색이 대부분 지워져 승용차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어려웠다. 이들 모두 관리 당국이 되새겨 봐야 할 부분이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