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창원 버스 전용 차로]현역 버스기사 인터뷰

창원시가 버스전용차로제를 시행한지 10년(2005년 시행)이 돼 간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 긴 시간이지만 창원에서 버스전용차로제 정착은 아직도 먼 이야기다. 버스전용차로제 적용 시간을 모르는 시민도 많거니와 구간이 어딘지 제대로 아는 사람도 드물며, 무엇보다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이 문제다.

오죽하면 현직 경찰서장이 페이스북에 "실제 출퇴근 시간에 버스전용차로를 타보라. (반드시 느낄 것이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이라며 한탄을 했겠는가.

도로교통 지도와 일부 단속 업무를 맡은 경찰서 수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올린 한 마디는 비록 짧다해도 흘려듣기 어렵다. 현직 경찰이라는 신분을 떠나 버스를 타고 다니는 승객으로서 견해가 이러하다면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들의 고충이야 말이 필요 없지 싶다.

"전체가 100이라면 10정도 지켜질까 말까 할 겁니다. 아무 쓸모가 없어요. 비싼 돈 들여 따로 도색하는 그 돈이 아깝다니까요."

40대 버스 운전기사는 창원시 버스전용차로 문제를 취재한다는 말에 바로 상기된 목소리로 열변을 토했다. 그는 올해로 16년 차 베테랑 버스운전기사다. 

따로 인터뷰 시간을 내지 못한다는 말에 승객들에겐 미안한 일이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운전하랴, 대화하랴) 그가 모는 버스를 타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이야기는 기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마치 작심이라도 한 듯 그는 창원시버스전용차로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짚었다. "버스전용차로가 있는 구간이나 혼용차로나 다를 바가 하나도 없어요. 출·퇴근길임에도 주·정차 차량은 말할 것도 없고, 버스전용차로에 줄줄이 선 택시하며 일반 승용차 끼어들기도 예사거든요."

마산지역 한 시내버스 회사에서 일했던 그는 서울에서 광역직행버스를 운전하기도 해 서울시 버스전용차로제를 직접 경험했다. 또 지금은 부산에 살아 남들보다 다른 지역 버스전용차로를 두루 훓은 그다.

"창원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죠. 석전동 삼거리, 합성동 마산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창원역 앞, 소답동 39사 앞. 뭐 거의 전구간이 쓸모없다고 봐야죠. 특히 마산 그 중에서도 마산시외버스터미널 앞은 버스전용차로 의미가 없어요. 이곳에 다다르면 버스전용차로 진입은 포기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어요. 택시에 주·정차 차량에 마치 메뚜기 뛰듯 3차로와 4차로, 버스정류장을 왔다 갔다 해요. 베테랑이라도 사고 위험이 아주 큽니다."

"창원역도 매한가지죠. 택시 기사들을 위한 승강장도 널찍이 따로 만들어놨는데 버스전용차로 적용 시간 버스정차 구간에서 버젓이 손님을 기다리니….가장 큰 것은 주·정차 문제에요. 단속카메라가 있는데 제 역할을 못하잖아요. 처음 시행할 때는 홍보와 단속이 잘 이뤄졌는데 시간이 갈수록 손을 놓은 것 같아요."

그가 본 다른 자치단체 버스전용차로는 어떨까. "창원은 서울과 비교가 안되죠. 버스와 승용차 간 원활한 소통은 물론이거니와 중요한 것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행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췄으니까요." 서울시는 버스전용차로에서 버스 간 추월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얼마 전이었죠. 창원에서 버스와 버스끼리 추돌해 사람들 많이 다친 사고가 있었던 게. 일반 사람은 잘 모르지만 이게 서로 다른 회사지만 노선이 비슷한 버스가 나란히 가다가 뒤따르던 버스가 추월을 하려다 난 사고에요. 앞 차에 손님을 다 뺏기니까 수익 생각에 무리한 추월을 하려 한 거죠. 버스전용차로제도 개선은 이렇듯 안전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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