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철을 맞아 허리와 관절에 고통을 호소하는 농촌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척추 및 그 주병 조직이 퇴화된 농촌 어르신들이 모심기를 위해 장시간 허리를 숙이고 일해 디스크와 추관절의 퇴화를 촉진한다. 이로 인해 척수신경이 들어있는 척추관의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공장 노동자로 오랫동안 일해 온 김모(48)씨는 얼마 전 공장에서 일을 하다 갑자기 다리가 저리고 시리더니 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져 일을 그만두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다리가 마비된 것처럼 움직힐 수 없었다.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이라 다리에 무리가 갔다고 생각했지만 허리병인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오랫동안 몸을 구부려 앉으면 혈관이 조여 허리근육으로 가는 혈액이 줄어들고, 이렇게 되면 근육이 약해져 척추에 강한 압력을 줘 디스크를 계속 압박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척추관협착증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척추관협착증의 원인과 증상


척추관협착증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척추관이 선천적으로 좁거나 성장 정도에 따라 정상보다 좁은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나이가 들면서 척추의 후관절이 커지고 관절 주위의 인대가 두꺼워짐에 따라 척추관이 좁아지고 커진 관절과 인대가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엉덩이에서 시작해 다리까지 뻗어나가는 통증인 방사통을 들 수 있다. 또한 척추관 여러 부위에서 신경을 압박해 혈류장애로 다리를 절 수도 있다. 잠잘 때도 똑바로 누우면 척추관이 좁아지고 하반신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새우처럼 웅크리거나 엎드린 자세로 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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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욱하 MH우리병원 신경외과 진료부장


허리 안 째고 내시경으로 말끔히

척추관협착증은 운동을 제한하고 안정을 취하며, 혈관 확장제, 소염 진통제, 근육 이완제 등으로 약물치료와 주사치료를 실시한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로 효과가 없을 때에는 신경감압술로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시행하는 경막외 신경성형술로도 치료를 할 수 있다.

꼬리뼈에 2mm 두께의 작은 관을 집어넣어 척추신경을 둘러싼 경막 바깥 공간을 타고 올라가 협착부위를 보면서 치료한다. 환부에 유착방지제를 뿌려 신경눌림을 없애고 마취제 등을 주사해 통증이나 염증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시술시간은 40분 정도이며, 당일 퇴원이 가능하고 마취, 절개, 입원이 필요 없다.

척추관협착증을 방치하면

허리에 통증은 물론이고 엉덩이나 다리에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을 나타나고 보행 시 걷기가 힘든 만큼 다리가 저린 증상이 있지만, 허리를 굽히고 걸음을 멈추고 쉬면 증상이 호전 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계속적으로 반복되고 방치하면 결국 척수가 눌려 허혈성 변화가 오며, 점차 다리의 근력이 약해지고 근육이 위축돼, 하반신의 마비나 대, 소변의 장애가 오게 된다.

한 시간에 한 번 허리 펴고 예방해야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허리를 구부려 일하더라도 최소한 한 시간마다 일어서서 허리를 펴고, 허리를 좌우로 돌려주는 스트레칭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허리를 튼튼하게 해주는 근력운동과 함께 하루 30분 이상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어르신들은 다리가 저리면 혈액순환 문제로 생각해 혈액순환제만 복용하거나, 물리치료만 받고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시기를 놓치면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에 장애가 생기는 마비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통증이 느껴지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 김욱하 우리병원 신경외과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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