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창원주짓수아카데미 관장 김동우 씨

요즘 '로드 FC'나 'UFC' 등으로 격투기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치열한 공방 뒤 경기결과에 따라 링 위에서 화해의 인사를 나누면서 승자와 패자의 경기결과에 많은 대중들은 환호하고 박수친다.

반면, 여전히 격투기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지닌 이들도 많다. 격투기는 불한당이 하는 운동, 누군가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자, 위협하려는 목적으로 하는 운동이라는 선입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창원주짓수아카데미'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런 선입견은 사라지게 된다.

창원주짓수아카데미 관장 김동우(29) 씨는 주짓수를 접하기 전 합기도를 지도하는 한 체육관의 관장이었다.

"어릴 때부터 합기도를 배웠고,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합기도 관장을 했었죠."

합기도 체육관에서 단원들에게 합기도를 알려주면서도 김동우 씨는 항상 '이 운동이 정말 여성들이 위급한 상황에서 쓰임새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되뇌었다고 한다.

창원주짓수아카데미 김동우(왼쪽) 관장과 'LIM GYM' 총감독 임효택 사부.

김 관장은 "성인 여성들이나 힘이 약한 남성들이 합기도를 배울 때 어떤 상황에 따른 대처법에 대해 질문을 하는 분들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배우면 당연히 되겠지 하는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정작 저 스스로도 합기도라는 이 운동이 호신술로 유용한 운동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인천에서 주짓수(유술·jujitsu)를 접하게 된 김 관장이다. 주짓수는 유도에서 파생된 운동으로 유도처럼 상대방을 메치기보다는 직접적으로 상대를 넘어뜨리는 운동이다. 또한 상대의 관절을 꺾어 제압하는 호신술로도 알려져 있다.

당시 김 관장은 자신이 운동을 십수 년간 한 사람인 만큼 처음 하는 주짓수 대련이지만 누군가에게 지지 않을 거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180㎝, 72㎏의 다부진 체격조건을 갖췄음에도 자신보다 덩치도, 몸무게도 훨씬 적게 나가는 사람에게 내동댕이쳐졌다. 수치심도 있었지만 배우고 싶었다. 그렇게 합기도 도장을 폐업한 뒤 당장 인천으로 올라가 본격적으로 주짓수를 배우기 시작했다.

"인천에서 주짓수를 접하고 스스로 느낀 점은 호신술로 이만한 운동이 없을 것 같다는 거였어요. 전 합기도를 꾸준히 했고, 그래도 당시에 한 체육관의 관장이었는데 영락없이 무너졌잖아요. 힘만으로 할 수 없는 운동이 주짓수였던 거죠."

김 관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체육관의 열기는 뜨거웠다.

저녁 시간, 주짓수를 배우러 온 사람들은 하나 같이 집중해 운동에 임했다. 그 모습을 보던 김 관장은 "보세요. 주짓수는 보여주기 위한 운동이 아닙니다. 딱 봐도 서로 엉켜붙어서 멋도 없고, 땀만 흘러내리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이 운동이 얼마나 강한 운동인지 직접 느낄 수 있어요"라며 관원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은 김 관장의 사부가 주짓수 세미나를 하기 위해 인천에서 내려왔다. 사부라는 말에 40대 중년 정도를 기대했으나 20대 중반의 사내가 인사를 했다.

김 관장은 "나이는 제가 형이지만 사부는 사부입니다. 제가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친굽니다. 사적으로는 형, 동생하지만 링 위에서는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실력적으로 사부라 부를 수밖에 없는 친구고, 존중과 배려라는 주짓수의 필수 덕목으로 볼 때 제 사부는 최고의 사부입니다"라며 20대 중반의 사내를 바라봤다.

사부로 소개를 받은 임효택(26) 씨는 주짓수 아디다스컵 우승자로 아디다스 모델 특혜를 받았다.

임 사부는 주짓수보다 MMA(종합이종격투기)에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체육관을 잘못 들어가는 해프닝 속에 주짓수에 입문했다.

"배우면서 주짓수에 빠져들었어요. 주짓수는 힘만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고, 덩치가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제압할 수 있거든요. 진짜 멋진 운동인 것 같아요."

임 사부의 주짓수 사랑은 대단했다.

주짓수의 본고장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6개월간 전통 주짓수를 배웠고, 브라질로 가는 경비 마련을 위해 일용직 건설현장을 전전하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 목숨을 걸고 전장에 나가는 외국인 전투용병으로도 활동했다.

주짓수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지닌 임 사부가 바라보는 주짓수의 매력은 무엇일까?

"주짓수는 유도, 태권도와 달리 승급체계가 까다로워요. 검은 띠가 되려면 최소한 10년은 해야하거든요.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인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절대 승급이 진행 안됩니다. 더불어 주짓수를 배우다보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한계가 올 때가 있는데 그걸 극복하는 자신을 보면 매우 뿌듯해지는 것, 그런 점이 바로 주짓수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관장과 임 사부는 인천을 기반으로 창원, 여수가 함께하는 'LIM GYM' 팀을 만들었다. 그리고 김 관장은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위해 유도와 레슬링 엘리트 출신 코치 두 명을 영입했다.

김 관장과 임 사부는 주짓수를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운동을 통해 자신을 단련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보세요. 주짓수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 어떤 운동보다 힘들지만 인내의 열매는 굉장히 달콤합니다. 호신술로도 으뜸이라 생각하고요. 선입견을 지닌 분들은 직접 느끼고 판단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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