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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조류독감·살처분…경남 가축 잔혹사

[지난 기사 새로쓰기] 살처분으로 가축 345만 마리 떼죽음, 사람도 죽을 맛, 적지 않은 비용도 감당해야

임종금 기자 lim1498@idomin.com 입력 : 2014-08-14 23:28:59 목     노출 : 2014-08-14 23:36:00 목

현재 idomin.com에는 2000년 이후 45만 건의 기사와 6671명의 인물DB가 구축 돼 있습니다. ‘지난 기사 새로쓰기’는 바로 이렇게 구축된 idomin.com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기사입니다.

구제역이 기어이 재발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8월 7일 합천 돼지농가에 구제역 양성판정으로 경남은 다시 ‘구제역과의 전쟁’에 나서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구제역·조류독감 등 경남을 뒤흔든 가축 전염병들을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느덧 구제역도 조류독감(AI)도 우리에게는 익숙한 단어가 됐습니다. 하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굉장히 낯선 단어였습니다. 경남도청에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구제역·조류독감 살처분 현황을 보니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구제역 보다 조류독감 피해가 더 많아

경남도 자료로는 2011년 이전에는 구제역이 아예 발생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실인가 싶어 기사를 검색해 봤습니다. ‘구제역’으로 검색해 보니 무려 876건의 기사가 검색이 됩니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2000년 3월 24일 충남 홍성이었습니다. 뒤이어 경기·충남·충북 등 3개 도에서 15건이 발생했고 2002년에는 경기·충북에서 16건이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경남은 2000년대 초반 구제역 위기를 잘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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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876건의 기사는 뭘까요? 타 지역 구제역 소식과 ‘구제역 예방을 무슨 무슨 일을 했다’는 식의 관공서 보도자료가 다수였습니다.

2002년 이후 기사도 줄어 2010년까지 관공서 보도자료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기사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2010년 1월 8일 경기도 포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재앙의 서막’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구제역이 일어나면 예방접종, 방역, 가축시장 폐쇄는 기본입니다. 경남도도 2010년 1월 22일 가축시장을 폐쇄했습니다. 각종 행사를 취소하고 가축들의 이동을 차단했습니다. 2010년 상반기는 별 문제 없이 넘어갔습니다. 6월 9일 구제역 발생지역 이동제한이 해제되고, 2010년 11월에는 의령 소싸움도 재개했습니다. 이렇게 2010년도 무사히 넘어가는가 싶었습니다. 

2010년 11월 말,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재발하면서 재앙이 시작됐습니다. 12월 5일 창녕 한 축산농가가 경북 안동에서 새끼 돼지를 들여온 것이 드러나 돼지 1300마리를 살처분했습니다. 구제역으로 인한 경남 최초의 피해였습니다. 2010년 말이 지나고 2011년 1월 중순까지 전국이 구제역에 뚫렸지만 경남만은 무사했습니다. 그러나 2011년 1월 23일, 김해시 주촌면에서 기르던 축산농가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이 나오면서 경남마저 구제역에 뚫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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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김해시 한림면 안곡리에 있는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로 인한 2차 오염을 막고자 매몰과 동시에 비닐 천막을 쳐 비가 스며드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았다. /경남도민일보DB

2011년 구제역 사태는 3월 22일까지 약 60일 동안 경남 전역을 휩쓸었습니다. 김해가 가장 피해가 컸습니다. 피해농가 87가구 중에서 김해만 60가구에 달했습니다. 그래도 4월까지 전국에서 구제역으로 347만 9000마리가 살처분 되는 동안 경남에서는 5만 9892마리가 살처분 됐으니 피해를 비교적 적게 입은 셈입니다.

구제역에 비해 ‘조류독감’으로 검색된 기사는 324건으로 비교적 적습니다. 2003년 전국에 조류독감이 돌았습니다. 경남은 이번에도 선방을 했지만, 결국 2004년 1월 10일 양산에서 폐사한 닭 1만 마리가 조류독감으로 뒤늦게 밝혀졌고, 이후 118만 1818마리의 조류(닭, 오리 등)가 폐사 혹은 살처분 됐습니다. 2003년 말 경남 사육조류(닭 536만 마리, 오리 20만 마리) 전체의 1/5이 사라진 셈입니다. 

그러나 어느 기사에는 2003~2004년 조류독감으로 180만 마리의 조류가 살처분 됐다는 기사가 있어 경남도의 자료가 맞는 지 기사가 맞는 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당시 조류독감으로 110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는 늦가을에서 봄 사이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한여름에 구제역이 발병했으니 관계당국은 참 골치아프게 됐습니다. 1년 내내 방역체계를 유지해야 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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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8년 양산지역에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을 당시의 닭 살처분 모습. /경남도민일보DB

2008년에도 역시 양산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해 139만 마리의 조류가 살처분됐습니다. 2011년에는 구제역 파동 와중에 양산에서 다시 조류독감이 발생했습니다. 원인을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양산은 조류독감에 자주 뚫리는 지역입니다.

한편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구제역에 비해서 조류독감이 더 자주 일어나지만 기사는 훨씬 적습니다. 관공서에서 내는 보도자료도 적은 것 같고, 발생하더라도 2003년, 2008년을 제외하고는 기사가 쏟아지지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지속적으로 피해를 주는 것은 조류독감인데 말입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분석한 기사는 없습니다. 다만 관공서에서 구제역을 훨씬 더 두려워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 외에도 경남에 피해를 입혔던 다른 가축 전염병은 없을까요? 찾아보니 돼지 콜레라가 있습니다. 161건이 검색이 되는데, 대부분 오래된 기사들입니다. 그리고 2003년 이후에는 돼지 콜레라 발병 기사가 없습니다.

사람도 죽을 맛

가축 전염병이 발생하거나 발생 조짐이 보이면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집니다. 가축들의 이동금지시키고, 농가에 있는 사람들도 사실상 움직이지 못합니다. 2011년 구제역 사태 때는 설 명절이지만 도내 축산농가는 대부분 ‘전화로’ 세배를 받았습니다. 발병지역 혹은 발병의심지역과 외부로 통하는 모든 차량은 초소에서 소독을 받아야 합니다. 피해지역 내에서도 전염을 피하기 위해서 방역을 하고, 예방접종을 합니다. 각 지역의 축제나 행사도 취소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일’인 살처분이 남아 있습니다. 깊은 구덩이를 파고 침출수가 새지 않도록 비닐로 구덩이 외곽을 쌉니다. 살처분된 가축을 넣고 구덩이를 흙으로 덮어 메우지만 가축들의 발버둥에 비닐이 찢어지기 마련이고, 매몰지의 1/3가량은 침출수가 샌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만약 침출수가 새면 또 후속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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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일째 구제역 방역 작업을 하고 있는 김해시 공무원이 장기간 비상근무에다 살처분 현장 투입 등으로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24일 주촌면 마을 입구에서 방역단이 소독을 하고 있다./경남도민일보DB

이렇게 일이 많기 때문에 공무원도 죽을 맛이 됩니다. 2011년 구제역 사태 때는 공무원 1명이 피로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1명은 초소에서 퇴근하려다 차량에 치여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피로 누적과 가축 살처분 과정에서 온갖 잔 부상에 시달리게 됩니다.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습니다. 살처분을 하면 시세에 맞춰 보상을 해야 합니다. 2011년 구제역 사태 때 4월 말 기준으로 86억 원이 보상비로 나갔다는 기사가 보입니다. 하지만 기사가 나갈 당시 아직 보상이 진행 중이 곳도 있어 실제 집행된 보상비는 더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백신 비용 또한 만만찮습니다. 경남도내 소나 돼지 전체가 구제역 예방백신을 ‘1번’ 접종하는 데 100억 원이 들어가며, 바이러스가 변종이 생기면 또 백신을 접종해야 하고, 백신의 효력은 불과 6개월 밖에 가지 않습니다. 

2011년 구제역 사태 때 전국적으로 들어간 비용이 무려 3조 17억 원에 달합니다. 경남도에서는 205억 원의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이상으로 경남을 공포에 떨게 한 가축 전염병 기사를 살펴봤습니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은 원래 우리나라에는 없던 질병입니다. 세계화로 사람들과 축산물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질병입니다. 돼지 콜레라처럼 언젠가는 구제역과 조류독감도 해법을 찾아낼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해법을 찾아냈을 때 또 다른 질병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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