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관련 발언 "폄훼 의도 없었다"해명…단식자 "직접 사과해야"진료 거부

새누리당 안홍준(창원 마산회원·사진) 의원이 단식 농성을 하는 세월호 유가족을 일컬어 "제대로 단식을 하면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어? 벌써 실려가야 하는 거 아냐?"라고 말해 또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안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황우여 교육부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이 "세월호 유족 김영오 씨가 25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는 발언을 하자 자신의 자리에 앉아 "벌써 실려가야 하는 거 아냐?"라고 말했다. 안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안 의원 뒷자리에 있던 <오마이뉴스> 카메라에 그대로 녹음됐다. 이후 <오마이뉴스>가 이를 기사화하자 안 의원의 '막말 논란'은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안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옆에 앉아 있던 새누리당 서응교 의원은 "제가 해봤는데 6일 만에 쓰러졌어요"라고 말했고, 이어서 안 의원은 "그러니까, 제대로 하면…. 단식은 죽을 각오로 해야 돼 병원에 실려가도록…"이라고 말했다.

이후 안 의원은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같은 의사 출신인 신의진 의원한테 물어본 것이다. 의사 출신 상식으로는 제대로 하면 견디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억지로라도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안 의원은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의 뜻을 담은 해명 글을 게재했다. 안 의원은 "세월호 사건에 대한 야당 의원의 질의 중 유가족분의 단식이 25일째라는 것을 듣고 의사 출신으로서 단식자의 건강이 위험하다고 염려돼 한 발언이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이와 함께 "세월호 유가족분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본의 아니게 세월호 유가족분의 마음에 상처가 됐다면 진심으로 사과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단식 유가족을 진료하는 이보라 서울시 동부병원 내과 과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박 글을 올리면서 논란은 더 거세게 일고 있다.

이 과장은 안 의원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통해 "그래요, 이 삼복더위에 목숨보다 귀한 자식을 잃은 한 아비가 25일간이나 단식을 하고 있다니 믿어지지 않을 수도 있죠. 제가 목격한 것을 그대로 말씀드리면(중략) 총 5명의 아빠가 7월 14일부터 정말 목숨 걸고 단식을 하셨어요. 산부인과 전문의이신 의원님의 예상대로 줄줄이 실려나갔습니다. 마지막 남은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는 체중이 15% 정도 감소한 위험한 상태인데도 자식을 먼저 보낸 죄로 유민이 옆에 묻히겠다며 단식을 하는 거예요"라고 밝혔다.

이 과장은 또 안 의원이 '억지로라도 병원에 모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 데 대해 "의원님이 산부인과 의사이고 지금은 국회의원을 하시느라 잘 모르시는가 본데, 어떤 정치적인 이유로 단식하는 사람에게 의사가 단식 중단을 종용하거나 강제 급식 혹은 영양공급을 하는 것은 의료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입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단식 27일째를 이어가는 김영오 씨는 취재진에게 안홍준 의원이 직접 와서 사과하기 전에는 진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안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안홍준 의원의 사과문>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입니다.
먼저 본의 아니게 상처를 입으신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께,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언론에서 보도된 것과 같이 제 발언은 결코 유가족 분들의 단식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음을 재차 말씀드립니다.
인사청문회 중 세월호 유가족분들의 단식에 대한 질의가 있자,
단식 중인 유가족분들의 건강이 심히 염려되어
당시 25일째인 단식의 위험성에 대해 의사출신 후배의원에게 사적으로 물어봤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유가족의 단식을 폄훼하려는 것처럼 잘못 비춰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저에게서 비롯된 것이기에,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제 발언 이후 의료진의 진료마저 거부하신 김영오 선생님과 유경근 선생님께 사과드리며, 하루 빨리 의사 진료를 재개하시기를 간청합니다.

2014.8.10

국회의원 안 홍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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