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구제역에 뚫린 경남]농가에 일임해 접종 여부 확인 어려워

돼지 구제역이 발생한 7일 오후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합천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분명한 것은 백신 접종한 곳에는 구제역이 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훈련·지도·점검이 중요하다."

합천군은 경북 의성·고령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9만 800마리 분의 백신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은 어땠을까? 경남도는 이 농장이 지난 7월 30일 백신 접종을 했지만 1∼2주 걸리는 항체가 형성되기 전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으로 합천군 관계자는 "기르던 돼지 1500마리 가운데 일부는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농장 주인은 현재 외부인 접촉이 완전히 통제된 상태라 직접 확인이 불가능했다. 다만 이웃 농장에서 일하는 복수의 사람들은 이렇게 전했다.

"백신을 안 맞아서 구제역 걸린 것이다. 그 이유까지야 우리가 정확히 알지는 못하고…."

실제로 농가 처지에서는 백신 접종을 꺼린다. 출하를 앞둔 돼지·소에 백신을 투여하면 상품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도축장에서 아예 받지 않거나 헐값을 매긴다.

더군다나 백신 접종은 수의사가 아닌 농장주들이 직접 한다. 서툴다 보니 바늘을 잘못 꽂아 돼지·소가 곪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백신을 구매하고서도 접종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구매한 백신이 실제 투여로 이어졌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것을 막으려면 수의사가 직접 놓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합천군에는 소속 수의사가 2명뿐이다. 인력 한계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결국 자치단체 의지 문제로 연결되기도 한다. 하동군은 지난 24일 경북 의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전문 수의사 5명을 투입해 지역 돼지농가 백신 투입을 모두 마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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