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 음악계 최대 이슈는 창원시립교향악단 정상화와 상임지휘자 선임건이 아닌가 깊다.

창원시향은 올해 초 제3대 상임지휘자 정치용 씨가 계약 만료로 떠난 이후 지휘자를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창원시는 연 200일 이상 상근 가능한 지휘자를 공모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시향이 속해 있는 창원시립예술단은 단원 오디션을 비롯해 크고 작은 문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지역에 큰 화두로 회자되었다.

4월 이후 창원시향은 최희준, 금노상 등 국내 유명 지휘자를 초청해 정기연주회를 꾸려나가고 있다. 오는 14일 열리는 광복절 음악회에도 오랫동안 제주시립교향악단을 이끌던 이동호 지휘자를 객원지휘자로 초청해 준비 중이다.

상임지휘자 공백이 길어짐에 따라 앞으로 시향의 행보에 지역 음악인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시향의 역할은 단순히 연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종종 지역 음악계 나아가 한 지역 문화 경쟁력의 척도가 되기도 하는 게 시향이다.

지휘자 공백은 연주회 준비 소홀과 역량 약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창원시는 9월 중 상임지휘자를 영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지금까지 초청 객원 지휘자를 포함해서 창원시향을 잘 이끌 수 있는 적임자를 곧 선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간이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그동안 많은 심사숙고가 있었고 또 많은 정보 수집도 있었으리라 여겨진다.

창원시는 여러 측면을 검토해 지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지휘자를 뽑으리라 믿는다.

초대 지휘자 김도기 창원대 교수 이후 2대 장윤성, 3대 정치용 지휘자에 이르기까지 지난 10여 년 동안 시향의 모습을 잘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들이 시향은 물론, 창원시 나아가 지역 음악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고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다각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한 지역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위치와 역할은 몇몇 음악회를 이끄는 음악인으로 끝나는 자리가 아니다. 문화와 예술 행정 전반에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다.

문화적 인프라가 풍부하지 않은 지역일수록 더욱 그 역할과 영향력은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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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제자리를 잡지 못했던 시향을 돌아본다. 음악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창원시와 관계 등에서 행정력을 두루 갖춘 지휘자, 더 나아가 지역 음악계·문화계와 소통에 적극적이고 함께 수준을 높여갈 수 있는 지휘자가 선임되기를 지역 음악인으로서 기대해 본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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