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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학생·학부모 똘똘 뭉치니 '우리가 주인'

[즐거운 학교, 신나는 교육] (3) 경기도 남한산초등학교 이야기3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4년 08월 07일 목요일

우리나라 혁신학교의 효시 남한산초등학교 이야기 세 번째입니다. 두 번째 기사에서 새로운 수업 방식에 대해 이야기했었습니다. 체험과 토론 중심 수업들을 살펴보았지요. 이제 남한산초등학교, 그 마지막 이야기로 학생 자치와 학부모 활동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관료주의가 사라진 학교는 어떤 모습일지 남한산초등학교 이야기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경기도교육청 안순억 장학사는 남한산초등학교 교사 시절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적었다.

"생각해 보자. 교육청, 교장, 교감, 교사로 이어지는 획일과 통제의 관료적 풍토와 아이들을 관리 대상으로 보는 관행이 지배하는 학교 틀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어떻게 자율과 창의를 중심에 둔 교육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역시 남한산초등학교 교사를 지냈던 성남 보평초등학교 서길원 교장 또한 새로운 교육을 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꼽는다. 일반 학교에서 의사결정은 주로 교장, 교감, 교사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체계다. 하지만 남한산초등학교는 교사 회의를 통해 대부분 내용을 의논하고 결정하고 실천한다. 교장도 교사회의 의견을 존중하는데 자신도 한 사람의 교사로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낸다. 교사들은 학급에서 일어난 일들을 공유하고 문제가 생기면 다 같이 답을 찾는다.

남한산초등학교 학생자치 다모임 회의 모습. /남한산초등학교 홈페이지

남한산초등학교가 새로운 교육을 시작한 초기, 학생 자치 기구로 다모임이 만들어졌다. 그야말로 전교생이 다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거다. 남한산초등학교 김영주 교장은 그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적는다.

"기존 학교에 학급어린이회의와 전교어린이회의가 있지만 형식적인 회의로 끝나고 마는 것을 교사들과 아이들이 이미 경험한 터라, 모든 학생이 모여 의견을 내고 함께 결정하고 책임지는 자치회 다모임을 만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체험학습관에 모든 학생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 처음에는 누가 누구를 놀린 이야기, 때린 이야기 등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았지만 6개월, 1년이 지나면서 학교의 규칙 정하기, 수재민 돕기 등 의제까지 다루게 됐다."

세월이 흐르면서 형식에 조금 변화는 있지만 다모임은 여전히 남한산초등학교 학생 자치의 가장 큰 축이다. 박미경 교사가 쓴 글을 보자.

"얼마 전, 운동장 사용과 관련해 학급 다모임에서 의견을 모아 전체 다모임에 가지고 와 두 차례에 걸쳐 논의한 적이 있다. 논의 과정이 서툴긴 했지만, 한 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흐트러짐이 덜하고 집중도도 높았다. 논의 결과, 운동장을 지나치게 차지하는 축구 같은 공놀이는 일주일에 두 번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만 하기로 하고, 좀 더 다양한 놀이를 고민해 보는 것으로 결정됐다. 자신들이 이야기하고 그 과정에서 결정된 것이라 반발 없이 잘 지켜지고 있다."

학부모들도 학생들처럼 학부모 전체 다모임, 반 다모임이 꾸려져 있다. 김영주 교장의 글을 보자.

"남한산초등학교에서는 '반 다모임'(반 학부모회)이 보통 달마다 한 번씩 저녁에 열린다. 대부분 여기서 소통이 이뤄진다. 여기서 합의된 것은 전체 다모임으로 올라가고, 그 다음으로 학부모총회나 운영위원회를 통해 제도화된다. 학부모회를 통해 학부모 스스로 자치력을 향상시키고, 더 나가 학교 교육공동체를 위해 할 일을 해 나간다고 볼 수 있다.

학부모 다모임 회의 모습. /남한산초등학교 홈페이지

이렇게 남한산초등학교에서는 교사는 교사회의를 통해, 학생은 다모임을 통해, 학부모는 학부모 다모임을 통해 민주적인 교육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런 독특한 학교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전학을 가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또 지나치게 열린 학교여서 사소한 문제가 크게 두드러지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 서로 고통을 주고 상처를 입는다. 그러나 이마저도 다 함께 살아가기 위한 훈련이 된다고 안순억 장학사는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글을 읽어보자.

"어디라도 문제가 없는 곳은 없다. 남한산초등학교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모든 것이 좋기만 했고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겉에서 볼 땐 유토피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속엔 갈등과 고통, 원망과 미움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남한산초등학교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소통하는 노력을 중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동체 구성원 간의 갈등이 때로 거칠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행복한 새로운 학교라는 대전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도 남한산초등학교를 존재하게 만든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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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후 기자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뮤지컬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