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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노는 듯 보여도 학습효과 최고

[즐거운 학교, 신나는 교육] (2) 경기도 남한산초등학교 이야기2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4년 08월 06일 수요일

우리나라 혁신학교의 효시 남한산초등학교 이야기 두 번째입니다. 이번에는 남한산초등학교에서 이뤄지는 수학 교육, 사회 교육, 독서 교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또 이 학교에서만 볼 수 있는 숲 속 학교, 계절학교 이야기도 하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생 자치와 학부모 활동에 대해서도 조금 알아보려 합니다.

남한산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숫자로 부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학년 이름도 1학년은 꽃마을, 2학년은 나무마을 이렇게 차례로 산마을, 들마을, 강마을, 하늘마을이다. 아이들도 이 명칭을 따라 변해갔다.

지금은 경기도교육청 장학사로 있는 안순억 전 남한산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등교하는 모습을 이렇게 묘사한다.

"아이들은 학교에 오는 과정에서 온갖 '해찰'을 하며 등교한다. 심지어 어떤 아이들(특히 저학년 아이들)은 1분이면 충분한 교문 앞에서 교실까지 들어오는 시간에 무려 20~30분을 할애한다. 운동장의 모래, 떨어진 나뭇잎, 사육장의 토끼 등 온갖 사소한 변화들 앞에서 '호기심 천국'을 경험하며 등교한다. 호기심을 품는다. 교실까지 들어오는 데 20분에서 30분이 걸린다. (중략) 먼저 온 아이들은 자유롭게 놀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대부분 아이가 등교를 마치면 학급별로 숲으로 산책하러 나간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학교 뒷마당은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곧장 이어진다."

남한산초등학교는 새로운 교육을 시작한 초기부터 체험에 중심을 둔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이란 단순한 행사나 경험이 아니라 안다는 것과 산다는 것이 연결되는 일이라고 안 장학사는 말한다.

남한산초등학교에는 옹달샘이라고 불리는 조그만 도서관이 있다. 이 도서관에서 하는 활동 중 하나가 '맛있는 책 읽기'다. 이는 중간놀이 시간이나 점심때 맛있는 차를 마시며 책과 함께 노는 시간이다. 이 학교 정겨운 사서 교사는 아이들에게 책 읽는 것이 곧 공부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오히려 책과 더 멀어진다고 설명한다. 남한산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맛있는 책 읽기 시간은 그저 신나는 놀이일 뿐이다. 4학년 아이가 이에 대해 적은 글을 보자.

남한산초등학교 학교도서관 옹달샘에서 사서 교사가 아이들과 책을 읽고 있다. /남한산초등학교 홈페이지

"오늘 맛책을 했다. 맛책을 할 때 하는 활동은 책 소개하기, 만들기, 퀴즈 풀기가 있다. 나는 퀴즈 풀기가 가장 좋다. 왜냐하면 책을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읽었는지도 평가가 되고 맛있는 초콜릿 과자를 주셔서이다. 퀴즈 풀 때는 서로 저요, 저요 하면서 손을 든다. 퀴즈를 할 때마다 선생님은 누굴 시킬지 고민하셔야 한다."

수학 교육도 체험으로 개념을 익히는 방식이다. 심유미 교사는 우선 수학 교과서를 덮으라고 말한다.

"교과서를 덮으면 뭘 해야 할지 몰라서 할 게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교과서를 덮으면 할 게 더 많아진다. 아이들의 삶을 소재로 삼으면 된다. 그러려면 아이들이 즐기는 놀이, 생활 모습을 알아야 한다. 소재를 정했다면 자연스러운 문제 상황을 주고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수업 주제에 맞는 이야기가 구체적 상황으로 주어지면 아이들은 의미 있는 문제로 받아들이고 흥미를 갖게 된다. 그러면 아이들은 움직이고, 생각하고 그리고 도전한다."

구체적으로 5학년 소수 곱셈 문제를 보자. "심유미 쌤은 강마을 24명에게 땅콩캐러멜을 하나씩 주려고 합니다. 쌤은 마트에 가서 땅콩캐러멜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점원이 한 개에 0.5그램이에요. 몇 그램 드릴까요 했습니다. 쌤은 그 점원에게 몇 그램이라고 말해야 합니까?"

사회 수업도 마찬가지다. 4학년 사회 과목에 지방자치 단원이 있다. 박용주 교사는 이와 관련한 수업을 이렇게 진행했다.

"지난 2010년 6월 2일은 지방선거가 있는 날이었다. 그래서 지방선거와 관련한 프로젝트 학습을 구성했다. 프로젝트 이름은 '6·2 지방 선거를 구하라'로 정했다. 우리 반 학부모 투표율 100% 달성이 목표였다. 이를 위해 먼저 지방선거의 뜻과 집행 과정을 교과서와 참고 자료로 공부하고 6·2 지방선거 관련 자료를 수집하도록 했다. 지난 투표율을 보고 올해 투표율을 예상해보고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도 방문했다. 현장 견학 후 아이들이 조사 보고서를 꾸몄는데 이는 우리 지역 후보자를 조사해서 부모님들께 정보로 제공하려는 것이었다. 지방선거 후에는 마지막 활동으로 우리 지역 현안을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활동을 했다."

정규 수업 외에 아이들은 숲속학교 활동에도 참가한다. 이는 7월 중순에 열리는 1박 2일 교육 활동이다. 학교에서 전교생이 저녁밥을 지어 먹고 하룻밤을 같이 잔다. 숲속학교는 남한산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활동 중 하나라고 한다. 처음에는 학부모도 참여하는 행사였는데 지금은 거의 학생 자치 활동으로 운영한다. 황영동 교사의 글을 보자.

"숲속학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한 모둠에 고루 섞이도록 설계해 학년 통합활동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고학년들에는 돌봐야 하는 후배들이 있고, 이틀 동안 그들을 책임져야 한다. 작은 학교에서 학년 통합은 사회성을 기르고, 소속감을 기를 수 있다. 식사도 아이들이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데 저녁 만들기는 생각보다 도전적인 과제다. 남한산초등학교는 음식에 대해 정한 규범이 있다. 인스턴트 식품, 탄산음료 같은 음식은 먹지 않기로 했다. 가공식품과 고기류는 가져올 수 없다. 밥은 반드시 지어야 한다."

남한산초등학교는 여름과 겨울 각각 일주일 동안 계절학기도 운영한다. 이 역시 남한산초등학교 특유의 체험학습이다. 여름에는 흙, 나무, 종이, 실과 같은 소재로 만들기 활동을 진행한다. 계절학기를 통해 나온 결과물은 방학식을 할 때 전시한다. 겨울에는 공연예술 중심으로 체험 행사를 운영한다. 아이들은 연극, 마당극, 재즈댄스, 음악 등 한 가지 장르를 정해 계절학기 동안 연습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 날 밤에 교사와 학부모들이 모두 모인 데서 공연을 하는 방식이다.

참고문헌 〈남한산초등학교 이야기〉 문학동네 2013. 〈작은 학교 행복한 아이들〉 우리교육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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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출판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