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위해 매일 점심시간 직원들 틈에서 식사

지난 1일 낮 12시 10분.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도교육청 구내식당으로 들어선다. 파란 셔츠에 노타이 차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막 도착한 듯 상기된 얼굴이다.

다른 직원들처럼 식판을 들고 줄을 서 밥과 반찬을 옮겨 담는다. 휴가철이라 조금 한산해진 식당에는 빈자리가 제법 많다. 식당 한구석에는 칸막이를 친 귀빈용 식탁도 있다. 하지만 박 교육감은 굳이 직원이 많은 탁자로 가서는 남은 자리에 끼어 앉는다. 앉으면서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한다. 요즘 들어 도교육청 구내식당에서 자주 벌어지는 풍경이다.

박 교육감은 지난달 1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연 직원조례에서 교육감실 문턱을 낮추고 자주 만나 의견을 나누면 공감을 하게 될 것이고 그 공감이 의미 있는 실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었다. 이렇게 직원과 소통을 강조한 박 교육감은 이후 매일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먹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교육감과 나란히 앉아 자연스럽게 밥을 먹는 게 쉽지는 않았다. 처음 박 교육감은 점심때를 딱 맞춰 식당에 갔다고 한다. 그리고 식판에 밥을 담고 빈 탁자에 앉아 직원들이 옆에 앉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 탁자에 가서 앉는 직원은 없었다. 왁자한 식당에 박 교육감이 앉은 탁자만 덩그러니 비어 있었다.

그래서 작전을 다시 세웠다. 직원들보다 조금 늦게 식당에 가서 빈자리에 끼어 앉기로 한 것이다. 그랬더니 그나마 자연스럽게 직원들 틈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아주 어색해했다 한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표정들이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교육감이 직원 식당에서, 그것도 매일 직원들 틈에 끼어 밥을 먹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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