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경남 맛집’ 그룹 회원들 통술집 번개 현장

페이스북 ‘경남 맛집’ 그룹( https://www.facebook.com/groups/idominfood/ )에서 진행된 ‘최고의 마산 통술집 찾기 프로젝트’가 직접 통술집을 찾아가 맛보고 체험하는 ‘번개’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은 고동우 기자가 <경남도민일보>에 쓴 ‘경남 술 문화 탐구’ 기사에서 비롯했습니다. 통영 다찌와 마산 통술, 진주 실비를 비교한 이 기사에 많은 분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기사를 본 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최고의 통술집 찾기를 제안했고, 경남 맛집 그룹 운영자가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페이스북에서 댓글로 통술집을 추천받고,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13개 통술집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투표 결과 반월동 서호통술과 오동동 유정통술이 최고의 마산 통술집으로 선정됐습니다.

선정을 했으면 직접 찾아가 먹어봐야겠죠? 그래서 30일 오후 7시 오동동 유정통술에서 ‘번개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저를 포함해 7명의 ‘맛 원정대’가 유정통술을 찾았습니다.

유정통술은 ‘오동동 통술 거리’에서도 좁은 골목으로 한 번 더 꺾어 들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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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동 유정통술 입구./최환석 인턴기자

가정집을 가게로 사용하는 유정통술을 들어서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연탄불입니다. 유정은 독특하게도 갈치를 연탄불에 구워 냅니다.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서면 허름한 분위기에 테이블은 6개입니다. 저희는 가장 안쪽에 자리 잡았습니다. 처음 본 사람과의 술자리가 어색했던지 조용한 분위기에서 시작됐지만, 술이 들어가자 분위기가 금세 부드러워졌습니다.

이날 모임 참가자 중 한 분인 조유정(32·회사원) 씨는 유정통술에 슬픈(?) 기억이 있다며 말을 꺼냈습니다. “(통술집은 한 테이블당 4명이 기본이라서인지) 예전에 2명이 이곳에 왔다가 튕긴(거부당한) 경험이 있다”며 “통술집은 중년 이상이 가는 술집이란 느낌이 있어서 약간 거리감이 있고, 가격도 좀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대구가 고향이라 해산물이 익숙지 않다는 이해운(34·마산장애인복지관 근무) 씨는 “통술집이 신기하다”면서 “오늘 통술집에 세 번째 오는데, 처음엔 반찬이 많이 나와 밥집으로 착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통술집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안주가 이어져 나옵니다. 먼저 냉동했다 썰어 내는 병어회, 간단히 양념해 짜지 않고 깔끔한 맛을 내는 소라 무침 등이 나왔습니다. 이어 게찜, 연탄불에 구운 갈치, 대구 머리 찜, 잡채, 돼지 수육, 고추와 부추로 부친 전, 생선미역국 등이 차례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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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소라 무침, 병어회, 게찜, 돼지 수육, 대구 머리 찜, 잡채./최환석 인턴기자

참가자 가운데 김성진(50·정치인) 씨는 통술집의 생명은 안주라며 “특히 계절에 맞는 재료로 만든 안주가 나오면 가장 좋다”고 말했습니다.

유정통술을 25년 동안 운영해온 사장 배신자(61) 씨는 “시장이 가게와 가까워 계절에 맞는 안주를 낼 수 있는 것이 우리 집의 인기비결”이라며 “특히 어르신들이 많은 이유가 가정식 조리법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투표에서 최고의 통술집으로 선정된 소감을 묻자 “뜻밖의 일이라 놀랍다"며 "감사하지만 책임감이 생겨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말했습니다.

유정통술에서 술자리를 마치고 나온 번개 모임의 참가자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이었습니다. 해산물이 많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는 평이 있었지만, 대부분 기회가 되면 모임에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4인상 기준 5만 원, 맥주 4000원, 소주 5000원에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대접’ 받는 기분을 경험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던 유정통술. 다음은 투표에서 유정과 공동으로 1위에 뽑힌 반월동 서호통술에서 모임을 열 예정입니다. 이번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은 다음 모임에 참여할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오동동 유정통술, 위치: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153-28, 전화번호: 055-244-2331
가격: 4인상 기준 5만 원, 맥주 4000원, 소주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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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불에 구운 갈치와 고추·부추로 부친 전. /최환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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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탄불에 구운 갈치./최환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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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는 참가자들. /최환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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