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과 관련해 '에너지'와 '언론'은 나의 주요 관심분야이다. 그래서 나는 후회 없는 기자단 활동을 위해서 관련 책을 읽어보고 기사를 찾아보면서 에너지지킴이 기자단을 준비했다. 미리 에너지 지킴이 기자단 교재를 읽으면서 직접 관련 사람들을 만나고 신문까지 만든다는 사실에 전날부터 마음은 설레고 들떴다.

7월 21일 에너지 지킴이 기자단은 밀양 송전탑 취재를 다녀왔다. 송전탑은 울산에 새로 건설되는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5·6호기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수도권으로 공급하기 위해 세우지고 있다. 그러나 송전탑을 세우고자 주변 마을 사람들의 삶과 건강이 희생됐다. 우리 기자단은 첫날 고리 원자력 발전소와 밀양 용회마을을 방문했다.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 도착해 멀리서도 보이는 주변 산의 많은 송전탑을 보았을 때 에너지 지킴이 기자단으로서 이 자리에 왔다는 실감이 났다. 나는 이때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첫 취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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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오전 창원 문성고 어학실습실에서 에너지 지킴이 기자단에 참여한 문성고 학생들이 신문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민병욱 기자

고리 원자력 발전소 홍보관에 입장한 후 초기엔 모두 다음날 신문 만들기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전기를 생산하고 사용했던 장치들의 전시물을 감상하고, 원자력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들의 관심은 원자력과 전기 그 차제로 옮겨 갔다. 많은 학생들이 궁금한 점을 질문했고, 연구원의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원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 방법에 대해 질문했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다른 관점에서 생각한 친구들도 많았다. 다른 친구들은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되는 전기의 소비에 관해서, 위험한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필요가 있는지 등에 관해 질문을 퍼부었다. 질문시간을 통해서 더 다양한 관점에서 원전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아무튼, 고리 원자력 발전소 홍보관 방문은 학교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원자력에 관한 지식을 전문인에게 직접 듣는 좋은 기회였다. 

두 번째 목적지로 사람과 자연을 지키고자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마을인 용회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라앉은 마을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언론매체를 통해서만 듣던 이야기가 이곳에서는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현실상황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냥 기쁜 마음으로 취재를 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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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오전 창원 문성고 어학실습실에서 에너지 지킴이 기자단에 참여한 문성고 학생들이 신문 만들기 체험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병욱 기자
 

친할머니댁이 밀양이라서 송전탑 문제에 대해 더욱 걱정하고 더 주의 깊게 이 사건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취재 바로 전날까지도 서울에서 송전탑 반대 시위를 하시다가 오셨다는 송 루시아 아주머니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주민들의 상황이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주머니는 주민들에게 가장 큰 도움은 밀양 송전탑 사건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라고 하셨다.

밀양 송전탑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국가가 전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새로이 원자력 발전소와 송전탑을 세우는 데는 전기를 사용하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나는 밀양 송전탑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많은 사람이 이러한 사실들을 깨닫고 더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지 않길 바란다. 

주민들이 받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밀양 송전탑 건설로 말미암은 주민과 정부간의 갈등은 해결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 변화도 필요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전기소비습관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송 루시아 아주머니께서 하셨던 말씀 중 "지금 여러분이 누리는 편안한 삶이 다른 사람의 희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는 말이 가슴에 박혔다.

이틀간의 에너지 지킴이 기자단 경험은 에너지라는 중요한 주제를 다루는 만큼 보람 있고, 유익한 시간 있었다. '원자력 발전 기술을 더 발달시켜야 한다',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원자력 발전을 지양해야한다' 라는 두 가지 입장을 취재하면서 원자력발전과 송전탑 건립에 대한 갈등에 내 나름대로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갈등의 원인인 전력소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동안의 소비생활에 대해서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창원문성고 2학년 7반 김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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