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주최 '에너지 지킴이 기자단' 프로그램 참여 소감

창원문성고등학교 30명과 함께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에너지 지킴이 기자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7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됐다. 첫날은 부산 기장의 고리 스포츠 문화센터와 밀양 송전탑을 직접 가서 취재했다. 이틀 동안 실제 기자가 되었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고리 스포츠 문화센터에서는 에너지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원자력 발전이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원자력 발전이 우리나라 전기 생산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에서 원자력 발전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사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원전이 위험하지만, 원전의 필요성을 얘기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까닭을 조금 알 것 같았다.

평소 접하지 못했던 전문적인 지식을 관련 전문가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원전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주로 소개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원전이 얼마나 위험한 지 알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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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 고리 스포츠 문화 센터. /우지혜

그러나 고리 스포츠 문화센터 이후 들렀던 밀양 용회마을에서 궁금증은 해소됐다. 마을 입구에서는 '765kV 결사반대' 등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는데 그것만 보아도 밀양 주민들이 얼마나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용회마을 주민 분을 만나 송전탑 건설 배경부터 주민들의 투쟁과정까지 구체적인 설명을 들었다. 보도매체에서 무미건조한 말투로 전해들은 말과는 달리 주민들은 투박하지만, 진심 어리고 절절한 어조로 원전의 위험성과 밀양 송전탑 건설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주민들은 절박 해보였고 9년 동안 투쟁해왔지만 아직도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의지 뒤에는 무언가 간절한 소망이 있어 보였다.

주민들의 간절한 소망은 바로 더 나은 '미래'였다. 기나긴 투쟁에 지치고 200만 원 정도 되는 합의금에 혹해 송전탑 건설에 백기를 들게 된다면 이후 발생할 문제가 사소하지 않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주민들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지금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셨다.

많은 깨달음을 준 첫날 일정이 마무리되고 이튿날 일정은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조별로 신문을 만들어보는 활동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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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과 함께한 질의응답시간./우지혜

신문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듣고 신문 만들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평소 동아리에서 써본 서평이나 신문 만들기와는 달리 짧게 주어진 시간 안에 '전지' 한 장을 글로 채우고 꾸며야 한다는 생각에 막막함이 밀려왔다. 

그러나 파트를 정해 한 명씩 맡으면 더 효율적이라는 기자님의 조언을 듣고 그대로 진행했더니, 마감시간보다 몇 분 늦었지만 두 번째로 빠르게 신문을 제작할 수 있었다. 상을 노려보겠다는 기대도 잠시, 마감시간을 잘 지킨 한 조가 상을 받았다. 마감시간을 왜 지켜야 하는 지를 뼈저리게 느낀 순간이었다. 상을 받지는 못해 아쉽긴 했지만 직접 취재를 하고, 마감시간을 정해 신문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고, 좋은 경험이었다.

에너지 지킴이 기자단 프로그램은 단순하게 에너지 문제의 심각성이나 에너지 절약 실천 따위만 가르쳐주지 않고, 에너지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또 이와 관련한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프로그램 진행과정에서 질문할 기회가 많았다는 점 또한 참 좋았다. 학교에서 받았던 단순 암기, 주입식 교육과 달리 능동적으로 생각해볼 여지가 많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망설였지만 프로그램에 빠져들수록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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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과 함께한 질의응답시간./우지혜

"바로 여러분들, 고등학생 분들이 깨어있어야 합니다"라는 밀양 주민의 말처럼 나도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을, 아니 깨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번 프로그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신문을 만들기 전 들었던 '약한 자의 힘'이라는 경남도민일보의 모토였다. 난 지금까지 강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여과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건 아닐까. 글 속에 담긴 의미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보고 질문해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

/창원문성고등학교 2학년 6반 우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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