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감 인수위서 혁신학교TF 팀장 맡은 곽형준 토월초 교사 만나보니

지난 25일 창원 토월초등학교 곽형준 교사를 만났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경남에서 대안학교와 혁신학교 연구모임을 꾸려왔습니다. 그리고 최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인수위원회에서 혁신학교 TF팀장을 맡아 일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바로 경남형 혁신학교 밑그림을 그려낸 사람입니다. 앞으로도 경남도교육청에서 혁신학교를 추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에게 혁신학교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도대체 혁신학교가 무엇인가?

"그게 뭐다, 하고 딱 꼬집어서 말하기가 어렵다. 혁신학교라고 해서 일반학교 있고 혁신학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 학교 자체, 공교육을 바꾸는 거다. 그 중간단계로 기존 혁신학교를 모델로 일반 학교도 혁신을 이뤄내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은 대안학교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공교육에서 다 해결되도록 하는 거다. 학교가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하지 않은가. 그게 국가가 할 일 아닌가. 이건 공공성의 문제다."

- 타 지역을 보면 혁신학교는 초등학교가 많다.

"그것이 단점이기도 하다. 초등학교가 아직 입시에서 멀기에 학부모의 저항이 덜하다는 뜻일 게다. 중고등학교는 입시에 바로 연결된다. 입시 준비만 잘하면 명문 소리를 듣지 않는가. 하지만 경기도나 서울에서 혁신학교 도입에 성공한 중고등학교도 있다. 중고등학교에서 혁신학교가 늘면 이에 따라 대입제도도 바뀔 것이라 본다. 오히려 입학사정관제에 잘 맞는 게 혁신학교 모델이다. 지금 정부에서 중학교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자유학기제도 사실은 혁신학교와 그 내용이 비슷하다. 이것은 결국 이념과 상관없이 정부도 혁신학교가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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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형 혁신학교를 두고 시큰둥한 반응이 많다.

"알고 있다. 혁신학교가 그냥 한때 유행일 뿐이다, 이렇게 바라보는 분도 제법 있다. 혁신학교가 그저 상급기관에서 하급기관으로 내리는 방식으로 추진한다면 그럴 것이다. 그런데 지금 혁신학교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주장하는 것이 있다. 혁신학교를 관에서 주도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여 나가는 것이 혁신학교의 특징이다. 그래서 경기도를 포함해 혁신학교를 추진하는 다른 시도교육청은 혁신학교를 하더라도 교사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다. 다시 말해 승진 점수도 이동 점수도 없다. 경남에서는 아직 확정이 안 됐지만 인센티브를 안 주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다."

- 그래도 지금 모양새로는 결국 관 주도 방식 아닌가.

"그런 부분들을 최대한 자제하고 교사들의 자발성을 끌어내는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도와주는 형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혁신학교 교육과정을 어떤 지침 식으로 만들면 오히려 성과주의로 흘러갈 수 있다. 그러면 실패하는 거다. 경남형 혁신학교의 기본 철학과 추진과제들은 밝혀주되 그걸 바탕으로 학교 특색에 맞게 가야 한다. 그 와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교장, 교감이 권위적인 모습을 버리고 교사들의 자발성을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

- 혁신학교 추진 계획을 계속 '계획안'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뭔가.

"계획안인 이유가, 작은 경험을 가지고 도내를 다 퍼트릴 순 없잖은가. 교장 생각도, 교사 생각도 다양하게 들어야 한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렇게 성공했으니 너희도 이런 방식으로 하라는 식이면 안 된다. 혁신학교는 학교마다 특색에 맞게 운영되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추진 계획안'일 수밖에 없다. 경남은 경남만의 방식이 있을 거다. 그래서 실제 경남에서 혁신학교 모델로 실천을 해본 교사들을 만나 이야기도 많이 들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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