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 곁들인 두부버섯전골 별미중 별미

‘나물죽도 오래 먹으니 맛이 없는데,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워 주어 늙은 몸이 양생하기 더 없이 좋다….’ 고려말기 성리학자 이색은 〈목은집(牧隱集)〉에 ‘대사구두부내향(大舍求豆腐來餉)’이라는 시에서 두부를 예찬(.)했다.

   
 
 
이색의 시가 아니라도 옛날부터 콩은 식물성 단백질이 넉넉하게 들어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가가 높아 단백질을 보충하는 먹거리로 널리 사랑받았다.

겨울이맘때 시골마을에서는 가을에 걷어들인 누런콩을 물에 하루정도 불리고 곱게 갈아서 큰 가마솥에 넣은 다음 장작불을 지펴 끓여내 두부를 만든다. 베주머니에 끓인 콩을 넣고 짜내면 콩물은 아래로 빠지고 주머니에는 찌꺼기가 남는데 이것이 곧 비지다.

비지는 뜨끈뜨끈한 아랫목에서 적당히 발효시켜 겨우내 밥반찬으로 냈다. 콩물은 콩물대로 간수(응고제)를 넣어 건더기를 만들고 나무상자에 무명을 깔아 그 위에 건더기를 담아 누름돌로 눌러두면 두부가 만들어진다.

시골에서 만든 그 두부는 지금 슈퍼에서 사먹는 것보다 한결 야무지고 담백한 맛이 났다. 외국산 콩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요즘은 우리콩으로 만들어내는 손두부를 맛보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다.

창원시 북면 무곡리에 있는 두부마을(대표 박기영)은 우리들판에서 나는 누런콩을 사다가 직접 가게에서 두부를 만들어 내는 몇 안 되는 두부요리전문점이다. 3년째 두부전문점으로 손님을 맞고 있는 박 사장은 “갈수록 우리콩을 구하는 게 쉽지 않지만 수입산 콩을 쓰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지론을 굽히지 않는다.

박 사장은 매일같이 식당 뒤편에 마련된 기계로 콩을 갈고 두부를 뽑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순수한 우리콩을 이용해서 직접 손으로 두부를 뽑아낸다는 소문을 듣고 찾는 손님들이 몇 년째 끊이지 않는다.

두부마을의 주된 메뉴는 두부정식(5500원)과 순두부(5000원).콩비지(5000원).두부보쌈(1만7000원).두부버섯전골(1만5000.2만.2만5000원) 등이다. 큼지막한 사발에 푸짐하게 담아내는 잡곡밥, 여기에 콩나물.채나물.부추무침.버섯볶음 등 밑반찬이 나오는 두부정식은 큰그릇에 밥과 반찬을 섞어 비벼 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힌다.

특히 콩을 갈아 아무런 양념도 하지 않고 끓이는데도 고소하기 이를 데 없는 콩탕도 함께 나오는데 담백한 그 맛이 또한 일품이다. 여기다 두부를 넣고 끓인 된장국도 남다르다.

돼지고기와 김치 그리고 야채까지 곁들여진 두부보쌈이나 두부와 버섯, 그리고 갖은 야채가 곁들여지는 두부버섯전골도 두부마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여기에 순수 국산녹두로 지진 녹두전, 부드러운 맛의 순두부, 구수한 콩비지도 손님들 입맛을 잡아끄는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두부의 참맛을 보려면 두부마을에 갈 일이다. (055)299-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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