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등 생활쓰레기 곳곳에…각종 조류 서식지 위협

각종 조류가 서식하는 창원시 진해구 신이천에 쓰레기가 많이 버려져 있어 새들의 생존 환경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창원시 진해구 웅산 아래 자은동을 관통해 이동을 곁에 끼고 행암만으로 흐르는 신이천. 신이천은 이동교 아래에 다다르면 풍호동에서 발원한 자은천을 만나 진해루 근처 행암만으로 흘러간다.

이동교부터 해변공원을 잇는 데크로드를 따라 걷다보면 여름철 도심속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천변 그늘을 따라 흰뺨검둥오리 떼가 더위를 식히고 새끼 오리를 포육하는 모습이나 왜가리와 백로 새끼가 먹이 사냥을 하는 광경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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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진해구 신이천에 서식하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떼./김두천 기자

특히 개체 수도 많아 지난 19일과 21일 관찰한 결과 흰뺨검둥오리가 20마리 정도 서식하고 있었으며, 왜가리는 한 마리가 이틀동안 연달아 발견돼 이곳을 주요 먹이터로 삼는 것으로 보였다.

또 새끼 백로도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고, 이따금 까마귀 등도 날아와 나뭇가지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다보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도 있다. 쓰러진 갈대 사이로 드러나는 각종 쓰레기다. 빈 페트병은 물론 대형 천과 스티로폼 조각, 컵라면 용기, 빈 부탄가스통 등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쓰레기는 새들이 서식하는 물가에 버려져 있어 먹이터 오염 등 서식 환경에 악영향을 주기에 충분했다.

주민 이명우(62) 씨는 "지난 2011년 보행로(데크로드)가 잘 정비되고 레포츠공원에서 여가도 즐길 겸해서 천변을 자주 걷는데 여름이면 새들이 노니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며 "삭막한 도심에서 이렇게 자연과 함께 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이 씨는 그러나 "새들이 모여 사는 곳에 쓰레기가 너무 많고 쓰레기가 하천을 따라 떠내려가는 모습도 종종 보게 돼 눈쌀이 찌푸려진다"면서 "행정당국이 하천 내 쓰레기 처리에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이천 주변에 쌓여 있는 각종 생활쓰레기. /김구연 기자

이에 대해 허남권 진해구청 건설과 방재담당은 "현재 하천보수원 4명, 공공근로 대상자 3명 등을 투입해 진해구 소하천 40개소, 7개 지방하천 청소를 하고 있다"며 "여름철에는 무성히 자란 풀을 베는 쪽으로, 겨울철에는 쓰레기를 줍는 쪽으로 정화 활동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허 담당은 이어 "새 서식지가 민가 인근이라 주민이 밖에 내놓은 쓰레기가 바람에 날려 하천으로 흘러드는 때가 많고, 진해를 흐르는 하천은 하상구배가 높아 물살이 매우 빨라 청소하는 데 애로점도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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