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변경 조짐에 김성찬 국회의원 NC·창원시 비판…도·시의원도 잇따라 성토

진해지역 정치인의 발언 수위가 심상치 않다. 당초 '진해'로 정해졌던 신규 야구장 입지가 다시 변경될 조짐을 보이면서 격한 발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균형발전과 통합 시민 화합이라는 구호는 들어설 자리가 없고, '갈 데까지 가보자'식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갈등 해결 방법은 보이지 않아 NC다이노스나 진해지역 정치인이나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김성찬 국회의원은 최근 야구장 입지 문제와 관련해 불편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김 의원은 "(NC나 야구장이)갈 때 가더라도 곱게 보내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안상수 창원시장이 NC 관계자와 비공식 접촉을 했다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신규 야구장 입지가 마산으로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도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또한 창원시가 균형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야구장 입지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입지 변경이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가 흐르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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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찬 국회의원./연합뉴스

특히 김 의원 측에서 NC 측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거부당하면서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측은 김택진 NC 구단주와 만남을 시도했지만 '해외 출장 중'이라는 통보만 받았을 뿐 가타부타 별다른 소식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야구장 입지 변경 여부를 떠나 구단 측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 야구장이 진해에 못 오더라도 주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들어야 할 것 아니냐. 그런데도 지역구 국회의원이 십 수차례 만나기를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창원시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털어놓았다. 김 의원은 "주민이 수긍할 수 있는 설명이 없는 한 앞으로 창원시 예산 확보 문제 등에 협조할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진해지역 광역·기초의원은 더욱더 강경한 자세다. 정판용 도의원은 "진해에 주어지는 혜택과 명분 없이 야구장 입지 변경이 결정된다면, 마산에도 새 야구장이 들어설 수 없을 것"이라며 "NC가 창원에서 떠나는 일이 있더라도 진해 사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한 "뜬구름 잡는 첨단 산업단지 유치 등은 진해 주민이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진해 출신 유원석 창원시의회 의장 역시 "명확하고 합리적인 근거도 없이 공개적으로 결정한 사항을 번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진해지역 정치인의 강경 발언이 진해지역 주민의 표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갈등 양상이 심상치 않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NC 구단 측은 '진해 지역 주요 정치인과 만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야구장 마산 유치를 위해 마산지역 시민단체와 만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야구장 입지 선정 문제는 엄연히 창원시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는 견해다.

그러나 진해지역 정치인은 NC가 KBO의 막강한 언론 장악력과 팬의 응원만을 앞세워 진해 주민과 소통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NC는 "창원을 떠날 수 있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며 마산을 고수하고 있고, 진해지역 정치인은 "떠날 테면 떠나라"고 대응하고 있다. 안상수 시장의 '입'이 언제 열릴지 아슬아슬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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