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사회적 공유 커뮤니티 펀빌리지 대표 정은경 씨

이름부터 수상한 '수상한 야시장'.

펀빌리지 대표 정은경(30) 씨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위해 수상한 야시장을 기획했다.

야시장에서 사람을 만나자고?

펀빌리지는 지난해 8월 정식으로 사업등록을 한 커뮤니티 서비스업체다. '만남'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체다. 중매(?)는 아니니 오해는 없길.

◇집 앞 구멍가게 가듯 오세요 = 수상한 야시장은 올해로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지난해 7월 창원 사파동에서 '수상한 프리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4시간 동안 100여 명의 사람이 다녀갔다. 연령층도 제법 다양했단다. 청년층은 물론이고 50, 60대의 사파동 주민들도 구경하고 갔다. 마술 등 각종 공연으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은경 씨는 다시 한 번 창원 사파동에서 만남의 장을 마련한다. 이번에는 '야시장'이다. 올해는 먹거리에 좀 더 집중한단다. 추로스, 주먹밥, 매실차, 천연모기퇴치제, 마카롱, 여성용 플립플랍(일명 조리) 등을 판매한다. 총 16개 판매 팀이 참가한다. 하지만, 단언컨대 판매와 구매가 목적이 아니다.

은경 씨는 "야시장은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을 위한 것이에요. 저는 그 장소를 기획했을 뿐. 각자 즐겼으면 좋겠어요. 슬리퍼 신고 편한 복장도 괜찮으니 많이 오셨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한다.

개장을 며칠 앞두고 은경 씨는 홍보와 준비에 여념이 없다.

◇웃긴 동네 '펀빌리지' = 그렇다면 도대체 펀빌리지는 뭘하는 곳일까.

어떤 이는 펀빌리지를 말 그대로 '웃긴 동네'라고 했단다. 설명을 들어보면 협동조합 같기도 하고 동호회 같기도 하고 혹은 이벤트 회사 같기도 하다. 쉽게 이해되는 개념은 아니다. 뭔가 짬뽕이다.

만약 당신이 퇴근을 하고 파스타가 먹고 싶다. 또는 오늘 옷을 멋지게 입었는데 이대로 집에 가기 싫다. 칵테일이라도 한잔 할까. 그런데 나는 혼자다. 친구들은 바쁘다. 그냥 집으로 돌아갈 것인가. 이럴 때 찾으라는 것이 펀빌리지다. 하고 싶은 이들끼리 양파를 캐러 간다든지, 같이 연극을 볼수도, <런닝맨>이나 <무한도전>에서 나오는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퇴근 후 직접 깨찰빵 만들어 먹기.

주 타깃층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직장 생활을 하고 집과 회사를 반복하게 된 이들.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은데, 혼자는 겁나고 친구들은 시간이 맞지 않아 망설이고 있는 이들.

펀빌리지를 통해 만나는 이들이 게스트이자 곧 호스트다. 각자가 모임을 자발적으로 개설하고 또 관심이 있다면 참가할 수 있다. 끌리지 않으면 안가면 그만이다.

펀빌리지는 그런 사람들의 관계를 이어주고 정보를 제공한다. 이런 형태의 사회적 커뮤니티는 서울시의 사회적 기업 '소셜다이닝 집밥'이 대표적이다. 은경 씨도 벤치마킹을 한 사례다.

펀빌리지는 유료회원제로 운영된다. 1개월에 1만 원. 현재 회원 수는 50여 명이다. 페이스북에서 검색하면 소식을 알 수 있다.

작년 7월에 열린수상한 프리마켓.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 시작은 은경 씨의 외로움이었다.

"사실 너무 외로워서 시작했어요.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나처럼 외로운 누군가가 또 있지 않을까 하면서 시작했어요. 29살 때 29세의 여자 29명이 첫 모임을 가졌어요. 저처럼 외로운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았어요. 펀빌리지를 통해 연애를 하든 비즈니스를 하든 괜찮아요. 그런데 그 첫걸음은 어쨌든 서로 만나야한다는 것이잖아요. 저는 그 관계를 위한 장을 만드는 역할이죠."

은경 씨의 목소리에는 호기심 가득한 개구쟁이처럼 천진난만함이 있다. 호탕한 웃음은 낯선 이의 닫힌 마음도 쉽게 열 수 있을 듯하다.

채식 모임 '풀트럭 파티'.

하지만 펀빌리지를 위한 고민은 결코 가볍지 않다. 역시, 더 많은 이들이 찾게 만드는 것이 고민이다. "운영하는 블로그(http://blog.naver.com/funvillage)로 하루 300명 이상이 방문하고 800번 이상 클릭을 해요. 이게 뭘까 관심을 가진 사람은 많은 것 같아요. 다들 눈팅만 해서 문제죠. 하하하. 한 번 가볼까…여전히 망설이시나요? 오세요. 그냥, 그냥! 혼자와도 절대 뻘줌하지 않게 해줄게요. 하하."

펀빌리지의 수상한 야시장은 오는 25일 금요일 창원 사파동의 '카페디'에서 열린다.

재테크 노하우 토론회 참가자 이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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