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봅시다] 여좌천 참재첩잡이 이대로 좋은가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에서 다량 발견되는 참재첩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참재첩이 도심 속 자연으로 돌아온 소중한 생명체인 만큼 채취하기보다는 보존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여좌천이 참재첩의 자연적인 서식처가 아닌데다 이번 현상이 태풍으로 말미암아 일시적으로 일어난 만큼 굳이 채취를 막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에서는 어른들 채취를 최대한 자제해 어린이들을 위한 자연학습 체험 요소로 가꾸자는 생각도 있다.

이번에 여좌천에서 참재첩이 다량 발견된 경위를 두고서도 설왕설래가 있었다. 여좌천에 오래전부터 있던 참재첩 씨가 자라 이제야 발견된 것이라는 주장과, 태풍 때문에 인근 내수면양식연구센터 유생과 종패가 흘러나왔다는 설이 그것이다. 이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벚꽃으로 유명한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여좌천에서 참재첩이 발견됐다. 16일 오후 로망스 다리 부근에서 주민들이 참채첩을 잡고 있다. /김구연 기자

내수면양식연구센터 관계자는 "약 20년 전에 전국적으로 민물재첩 분포에 관한 연구를 한 적이 있는데 이때 진해 내수면양식연구센터에서도 시험삼아 이들 종패를 어장에 풀어놓은 적이 있다"며 "연구는 이후 흐지부지됐지만 이때 풀어둔 종패가 자라 어장 여기저기 흩어져 자라다가 여좌천 방류 때 같이 흘러내려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보이지 않던 참재첩이 이번에 대량 발견된 이유는 불명확하다.

황규종 여좌동장은 이에 대해 "태풍 너구리에 대비해 여좌천변 유채밭 유실을 막고자 옹벽용으로 쌓아둔 흙(시운학부 터에서 가져온 마사토) 주머니 중 상태가 불량한 것을 뜯어 여좌천에 뿌렸다"면서 "이때 뿌린 흙 속에 내수면양식연구센터에서 유입된 참재첩 종패가 자리를 잡으면서 태풍 이후 성장을 거듭해 주민들에게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콘크리트 블록인 하천 위에 예전에 없던 흙이 인위적으로 쌓였고, 내수면양식연구센터에서 흘러든 참재첩 씨나 종패가 그냥 흘러나가지 않은 채 모래 속에서 성장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의견들을 보면 여좌천 참재첩은 자연과 인위가 공동으로 낳은 산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경남도민일보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여좌천에서 재첩을 채취하는 사람들 사진이 오르자 이는 또 다른 자연파괴라는 견해가 쏟아졌다.

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재첩 씨가 마르겠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한 시민은 "시장에 가면 천 원도 안 하는 것을 살림에 얼마나 보탬이 된다고…"라며 "새 모이는 새에게, 물고기 먹이는 물고기에게, 사람은 진해중앙시장으로"라고 적었다. 또 다른 페이스북 사용자는 "그냥 볼 수는 없나? 꼭 잡아야하는가… 안타깝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이를 잘 보전해 자연체험 학습용으로 이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여좌천 인근에서 만난 강모(45) 씨는 "여좌천에서 참재첩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방학이라 집에 있던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함께 재첩도 잡고 수생생물들도 보니 교육적 효과가 있었다"면서 "시나 구청에서 이런 여좌천을 잘 가꿔 주변 아이들이 체험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다양한 여론에 여좌동 주민센터도 고심이 깊다. 황규종 동장은 "안 그래도 체험교육용 또는 볼거리 제공 등으로 보전하는 방법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황 동장은 "이번 일은 콘크리트 블록 바닥으로만 이뤄져 있던 여좌천 바닥에 태풍 대비용으로 우연히 흙이 깔렸고 때마침 참재첩이 자라 대량 발견된 것 아니냐"면서 "여좌천이 1년 내내 물이 계속 흐르는 하천이 아니다보니 갈수기 물이 마르면 참재첩 종패나 씨가 썩어버릴 우려가 있고, 이렇게 되면 미관상 좋지 않은 영향도 줄 수 있다고 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계속 관심을 두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해보겠다"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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