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로봇랜드 기대와 걱정] (하) 문제는 접근성과 수요

마산 로봇랜드 사업 주체인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 어깨에 모처럼 힘이 들어갔다. 지난 11~13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4 국제 로봇 콘텐츠 쇼' 덕이다. 사흘 동안 열린 행사를 찾은 관람객은 4만 명을 웃돌았다. 4회째 열리는 행사에서 최고 흥행 성적이다. 로봇 관련 콘텐츠가 대중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한 게 가장 큰 성과다.

조용호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 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로봇랜드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로봇랜드 성공은 무엇보다 관련 콘텐츠가 지닌 매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번 행사에서 거둔 성적을 2017년 이후 로봇랜드에서 꾸준히 재현할 수 있다면 불안했던 거대 사업은 지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회성 행사 성적만 믿고 가기에는 로봇랜드를 둘러싼 사정은 만만찮다. 다시 접근성과 수요 문제로 돌아온다.

지난 11~13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4 국제 로봇 콘텐츠 쇼'. /경남도민일보 DB

◇국도 5호선에 거는 기대 = 로봇랜드를 조성하는 구산면 일대에 대한 접근성 문제는 사업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창원시청에서 1시간, 김해시청에서 1시간 25분, 진주시청에서 1시간 35분, 사천시청에서 1시간 55분 정도면 자동차로 로봇랜드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현동 나들목에서 구산면으로 접어들어 로봇랜드까지 가는 도로 사정은 그렇게 좋지 않다.

창원시는 접근성 문제 제기에 대한 답으로 국도 5호선을 제시하고 있다. 창원 우산동~거제 장목을 잇는 도로다.

창원시 해양정책과 관계자는 "현동IC에서 로봇랜드까지 현재 25분 정도 걸리지만 국도 5호선이 개통하면 10분 이내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2019년 공사 완료 예정인 국도 5호선을 예산을 확보해 부분적으로라도 조기 개통하고자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로봇랜드 개장 시기인 2017년에 맞춰 창원 우산동~구산면 구간이라도 앞당겨 개통하자는 것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접근성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그다음 문제는 사업성과 직결되는 수요로 넘어간다. 접근성을 해결해서 가기 쉬운 곳으로 만들었다면 이제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느냐는 문제다.

◇수요 예측 연 200만 명 = 로봇랜드 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분야는 민간부문 사업이다. 공공 부문 사업은 로봇 전문기업, 공동장비 구축, 연구개발센터, 전시관, 컨벤션센터 등을 유치하는 작업이다. 민간 부문 사업을 통해 테마파크, 유스호스텔, 호텔, 콘도, 상업시설 등을 들이게 된다.

해양정책과 관계자는 "테마파크는 로봇을 주제로 로봇 빌리지 등 5개 테마존으로 나눠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봇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지닌 매력은 당장 가늠하기 어렵다. 로봇 콘텐츠 쇼 행사에서 거둔 괜찮은 실적이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보태는 정도다. 일단 창원시는 로봇랜드 수요 예측을 연 200만 명으로 어림잡았다. 다양한 용역을 거쳐 확보한 수치라고 한다. 이 수치가 지닌 현실성에 대해서도 지금은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연 200만 명이 찾는 도내 관광지 수준은 확인해 볼만하다. 경남도는 지난해부터 관광객 수치에 대한 허수 의혹을 떨치고자 입장권 판매 현황 등 방문객 수를 증명할 수 있는 관광지만 방문객 수를 산출하고 있다.

지난해 도내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은 곳은 진주성으로 관람객 484만여 명을 기록했다. 그다음은 양산 통도사로 관람객 수는 286만여 명이다. 한방 엑스포 효과로 산청한의학박물관이 217만 명 정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관광객 200만 명 이상을 기록한 관광지는 이 세 곳이다. 4위를 기록한 가야산(해인사)은 160만여 명, 통영 케이블카 이용객은 137만여 명이었다. 200만 명이 결코 만만한 수치는 아니다.

해양정책과 관계자는 "함께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인천보다 진행 과정이 빠르고 이는 전국에서 유일한 로봇 테마파크를 창원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차질 없는 사업 진행으로 최고 경쟁력을 갖춘 시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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