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로봇랜드 기대와 걱정] (상)가까스로 궤도에 올랐지만

안상수 창원시장이 쌓여 있는 시정 현안 가운데 '마산 로봇랜드'를 가장 큰 고민으로 언급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사업 규모다. 로봇랜드 총사업비는 7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시 예산이 1100억 원 투입된다. 창원시가 관여한 단일 사업 예산으로는 최대 규모다. 재정 건전성 강화가 주요 시정 목표인 안 시장에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대형 사업은 존재 자체가 부담이다.

두 번째는 이 대형사업 진행 과정에 가늠하기 어려운 변수가 끼어 있다는 점이다. 사업은 시작부터 원활하지 않았다. 지난 2009년 시작한 로봇랜드 조성사업은 2011년 12월 착공식 이후 2년 남짓 공회전을 했다. 2017년 개장이 목표인 이 사업이 그나마 궤도 진입을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다. 앞으로 불거질 수 있는 변수는 사업 진행 주체로서 늘 떠안아야 할 부담이다. 게다가 가늠하기 어려운 변수는 완공 이후에도 이어진다. 바로 테마파크가 주도해야 할 사업성 문제다. 수익성이라는 더 큰 변수를 구체화해야 하는 작업 또한 창원시에 만만찮은 부담이다.

1.jpg

◇로봇랜드 조성 현황 =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반동리 일원 125만 9890㎡ 터가 로봇랜드 입지 예정지다. 지난 12일 현장에서는 중·대형 건설장비가 땅 고르기 작업 중이었다. 시설 규모를 어림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기초 토목공사는 모양새를 갖췄다.

창원시 해양정책과 관계자는 "토목공사를 진행 중이며 7월 현재 공정률은 9% 정도"라고 밝혔다.

로봇랜드 조성사업은 2단계로 진행된다. 2017년까지 마무리할 공공부문 사업과 2016~2018년 진행 예정인 민간부문 사업이다. 공공부문은 기반시설과 연구개발 시설, 컨벤션센터, 로봇전시관 등이 해당한다. 민간은 테마파크와 유스호스텔, 호텔, 콘도, 상업시설 조성 등을 맡았다.

창원시는 2015년 6월 공공부문 건축공사를, 10월에는 콘텐츠 구축 공사를 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하면 2017년 상반기에 로봇랜드는 개장한다. 2년 남짓 공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사업 진행은 무난하다.

해양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작업 진행도 순조로운 편이고 민원 등 특별한 문제점도 없다"며 "공정 진행에 따른 예산 확보만 차질이 없다면 일정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내년 사업 예산은 차질 없이 확보한 상태다. 2015년 로봇랜드 조성사업 예산은 750억 원이다. 국비 130억 원, 도비 390억 원이며 시비가 220억 원 정도 들어간다.

해양정책과 관계자는 "국비 확보는 협의를 마쳤으며 지방비는 공사 추진에 지장이 없도록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궤도에 오른 사업 = 애초부터 사업성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더 크게 개입한 사업이다. 로봇랜드가 김태호 도정 당시 무리한 준혁신도시 추진 과정으로 말미암은 옛 마산지역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보상 성격을 띠는 사업이라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사업 초기부터 수요, 수익성, 접근성 등이 거론되면 논란을 낳았던 것도 어떤 면에서 당연하다. 민간사업자인 울트라건설 컨소시엄이 대출약정서 제출과 도급계약 체결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2년 남짓 사업이 공전한 것도 사업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했다.

주요 사업 주체가 경남도·창원시·민간으로 구성된 것도 창원시에는 부담이다.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창원시 처지에서 로봇랜드는 안 되면 큰일 나고 잘 돼도 성과를 내기까지 부담이 만만찮은 사업이다.

그나마 지난해부터 공사에 점점 속도가 붙는 것은 다행이다. 창원시는 공공부문은 차질 없는 예산 확보를 통해, 민간 부문은 철저한 연대 책임을 통해 전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민간 부문에 대해서는 '연대 시공 약정'을 통해 컨소시엄 업체 사정으로 공사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방지했다.

해양정책과 관계자는 "만약 울트라건설에서 부도 등 문제가 생기면 컨소시엄 업체가 연대해 공사를 준공하도록 협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로봇랜드는 사업 추진 여부를 논할 단계는 넘어 사업 기간 내 차질 없이 조성하고 무조건 성과를 내야 할 단계"라고 강조했다.

역시 로봇랜드 조성 이후 고민은 접근성과 수요 등 사업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