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과 영산강에 이어 낙동강과 한강에서도 서식이 확인된 큰빗이끼벌레를 놓고 때아닌 진실공방이 벌어져 듣는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큰빗이끼벌레를 수질오염의 증표로 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논란이 그것이다. 환경단체와 관련 전문가들은 외래유입종인 그것이 정체된 수역에서 주로 번식하는 점을 들어 4대 강 사업 이후 보 건설로 유속이 느려지고 강이 호소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인재라고 말한다. 반면 한국수자원공사와 견해를 같이하는 일부 인사들은 큰빗이끼벌레가 다소 오염된 수역뿐만 아니라 청정수역에서도 출현하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지표생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또 거기서 머물지 않고 독성이 없을뿐더러 오염이 심한 물속에서는 생육이 어렵다는 반대 입장을 편다. 4대 강 사업 이전에도 종종 개체가 발견됐다는 새 주장도 내놔 세간의 이목을 흩트려 놓았다.

수자원공사가 4대 강 사업으로 큰빗이끼벌레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강변하는 배경이 될만한 주의주장이다. 그러면서 수자원공사는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되고 논란이 확산하자 금강 통합센터에서 첫 대책회의를 연 데 이어 낙동강 중부 물관리센터에서 두 번째 회의를 열었고 그래도 성에 안 찼는지 지난 10일에는 대전 본사에서 생태계(큰빗이끼벌레)대응 전담반 대책회의를 여는 등 시큰둥한 해명과는 차원이 다른 범사적인 대책반을 가동하기에 이르렀다. 낙동강에 녹조가 창궐하고 마실 물에 대한 걱정이 높아졌어도 별다른 후속책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자원공사가 겉과는 다르게 큰빗이끼벌레의 서식을 중요한 환경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수자원공사의 해명처럼 4대 강 사업 이전에도 큰빗이끼벌레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수질이 극도로 나빠진 시점과 닿아있으며 4대 강 사업 이후 확산단계에 오른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금강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가 처음에는 어른 주먹만 한 크기였던 것이 불과 한 달 사이 1m 50cm로 자라났다는 조사보고가 그런 인과를 뒷받침해준다. 대책반 구성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도마 위에 올라있는 4대 강 사업의 반환경성을 고발해준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러나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으로 반론 개발에만 급급해하는 눈치를 드러내면 아니하느니만 못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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