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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받는 창원산단 '사람'에서 길 찾는다

[산업단지의 미래를 찾아] (3) 창원산단 어떻게 거듭날까

이동욱 기자 ldo32@idomin.com 2014년 07월 08일 화요일

창원국가산업단지를 가로지르는 '남천'. 불모산에서 발원한 길이 10.27㎞ 물줄기는 봉암갯벌을 지나 마산만으로 흘러간다. 남천을 중심으로 창원공단은 팽창해왔다. 남천과 나란히 놓인 창원대로 사이에 공장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후 많은 기업이 창원공단의 이점과 성장 가능성을 믿고 이곳에 옮겨왔고, 사업장은 남천 너머까지 빼곡히 자리를 잡게 됐다.

이 때문에 한때 남천의 오염은 심각했다. 기업 스스로 하수처리장을 운영하고 최종 방류수는 덕동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하면서 수질이 점차 개선됐다.

이처럼 환경적으로 거듭난 남천은 또 한 차례 변화를 앞두고 있다. 공장 사이 4㎞ 구간 일대에서 진행될 남천 문화·산책거리 조성 사업이다. 지금은 일터뿐인 창원단지에 쉼터를 만드는 셈이다. 창원단지에서 일하는 이들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주변 산책도 하고, 문화를 즐기는 장소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는 창원산단에서 펼쳐질 구조 고도화 또는 혁신단지 사업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일터, 쉼터, 여기에 학교나 연구개발센터 같은 배움터까지 더한다. 쉬면서 놀기도 하지만, 일하면서 배울 수도 있는 공간이 산업단지 안에 생긴다는 뜻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 구조고도화추진단 김병오 팀장을 만나 창원 혁신단지 사업의 방향과 계획을 들어봤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 구조고도화추진단 김병오 팀장./박일호 기자  

- 구조 고도화 사업과 혁신단지는 어떻게 다른가.

"구조 고도화 사업은 2009년부터 추진됐다. 당시 전국 4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 진행됐는데, 창원은 지난해 구조 고도화 확산사업으로 선정됐다. 총 9개 지역에서 진행 중이다. 특히 창원은 올해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혁신단지로 지정돼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기존 구조 고도화 사업은 민간 투자를 유도하면서 이뤄져 추진력이 약했다. 정부가 혁신단지로 이번에는 직접 투자를 하겠다는 사업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정부 투자에 지방비도 연결돼 전체 사업이 동력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 40년 된 창원산단을 어떻게 진단하나.

"창원산단이 처음 조성될 때 기계 제조업 중심이었다. 공작기계, 수송기계, 건설기계가 모두 만들어져 예전이나 현재도 산업의 근간이 되고 있다. 문제는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과거 기계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한정돼 있었지만, 인근 중국도 크게 성장하고 개발도상국이 추격해오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는 구조다. 세계 산업 환경이 변해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산업도 경쟁력을 잃게 된다. 위기의식이 있어야 하고, 기존 방식대로는 안 된다. 정부가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하고, 지역과 지방자치단체도 함께해야 한다."

   

- 산업단지의 변화는 도시의 변화와 맞물리는 것 같다.

"산업단지 구조 고도화와 현신단지 사업은 단순히 산업단지의 변화만 도모하자는 게 아니다. 지역에 맞춰 지역 산업 자체를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산업단지를 변하게 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우수한 인력이다. 구조 고도화와 혁신단지는 산업단지 안에 젊고 우수한 인력이 몰려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수 인력을 유입하려면 도시 변화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또 우수한 인력은 산업단지 안에서 자체적으로 생성되는 게 아니다. 인근 대학이나 특성화고 등에서 인력 양성이 먼저 돼야 한다. 여기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는 것이 세부 사업 가운데 하나인 산학융합지구다. 특히 지역은 수도권보다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도 심하고,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더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 인력 양성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 기업의 참여도 관건이다.

"창원단지에는 업종별로 대표 클러스터(cluster)가 4개 있다. 수송기계·공작기계·기계부품·메카트로닉스 미니클러스터다. 2004년 시작했으니 클러스터 사업도 올해로 10년차다. 미니클러스터 사업은 기업과 네트워크 구실도 하고 있다. 이곳을 통해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어떤 요구나 의견을 많이 받고 있다. 산학융합지구에 대한 기업의 참여 의사는 전체 수요의 70% 이상을 넘어서고 있다. 기업도 새로운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간절히 느끼는 것이다. 앞으로 자문위원에는 대학교수와 전문가, 지자체 관계자뿐 아니라 기업인도 참여하게 해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정부의 충분한 예산 지원, 지자체의 강력한 의지, 기업의 참여가 어우러져야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 창원산단의 비전은 무엇인가.

"2009년 시작한 구조 고도화 사업은 산업단지 인프라 개선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산업단지를 구성한 공장, 기계가 아니라 이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삶의 질이다. 그래서 QWL(Quality of Working Life, 노동생활의 질) 개념이 나왔다. 산업단지에 근무하는 사람이 행복해야 산업단지가 경쟁력이 있다.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게 행복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산업단지를 피하게 되고, 제조업 기피 현상까지 이어진다. 인력을 유입하려면 행복한 산업단지가 돼야 한다. 단순한 일터에서 쉼터, 배움터까지 포함하고, 산업단지의 정주 여건이나 근린생활시설 등을 갖춰야 하는 까닭이다."

- 혁신단지는 장기 사업이라고 본다. 그런데 지자체장은 4년마다 바뀌고, 사업의 중심이 흔들릴 우려도 있지 않나.

"굉장히 장기적인 사업이다. 기본적으로 30년 사업으로 계획했다. 초창기 사업에 착수하고 나서 어느 정도 성숙시키는 형태로 진행되고, 이후 한 사업을 마치면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는 등 계속 진행형이다. 정부 예산이 투입되고 건물을 짓는 데는 기한이 정해져 있지만, 혁신산업단지는 계속돼야 한다. 지자체와 공단, 대학과 기업 등을 우리는 혁신 주체라고 표현한다. 공단, 지자체, 정부의 협업이 잘 이뤄져야 한다. 간혹 협동에 약한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주도권 다툼이 생기거나 예산 매칭 비율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지자체 의지가 있더라도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승적 차원에서 지역산업 발전이 국가산업 발전으로 귀결되는데, 이 같은 문제를 배제하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각 기관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면 사업이 잘될 것이다. 혁신 주체가 호흡을 잘 맞추고 협력했으면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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