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마우스 사용과 집안일 등 장시간 손작업 이후 누구나 한번쯤은 손저림을 경험한다.

손저림은 단순히 혈액순환장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부분 신경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 목에서부터 손으로 내려가는 신경이 목디스크, 팔꿈치, 손목 등 부위에 눌려 신경 압박에 의해 손저림이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압박 여부와 관계없이 신경에 손상이 발생하는 말초신경염도 있는데, 이는 당뇨병과 간질환, 갑상선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과도한 알코올 섭취, 공업용 유기용제 등 독성물질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발생한다.

신경압박에 의한 손저림의 대표적 질환으로는 수근관 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이 있다.

손목에는 손목터널이라 불리는 공간이 있다. 이곳에 손가락을 굽히게 하는 여러 힘줄과 손에 감각과 근력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이라는 조직이 있다.

손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손목터널 내의 힘줄이 정중신경을 자극하게 돼 손저림을 유발한다. 초기에는 단순히 손이 저리다 조금 쉬면 사라지는 정도의 감각 이상 증세만 나타난다.

하지만 심해지면 손이 저려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손의 힘이 빠져 물건을 제대로 쥘 수 없어 떨어뜨리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근전도 검사를 통해 약물과 재활 치료로 호전 가능한지 아니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지 알 수 있다.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목디스크, 말초신경염과 같은 신경 질환도 근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근전도 검사는 필수다.

비수술적 치료는 손과 손목 사용 제한, 물리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근골격계 초음파검사를 통해 손목터널 내부의 힘줄과 정중신경의 상태를 직접 파악할 수 있다. 주사치료 때 초음파로 보면서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정확한 부위에 주사할 수 있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근전도 검사에서 심각한 신경손상이 관찰된 경우나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하면 손목터널을 넓혀주는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신경손상이 아니라 근육의 과도한 긴장에 의해 손저림이 유발될 수 있다. 장기간 반복적인 손 작업을 하면서 제때 근육을 풀어주지 않으면 뭉쳐진 근육에서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근막통증증후군이라고 한다.

손목 주위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치료(스트레칭요법)와 유발점 자극 주사치료 등을 시행한다. 통증이 사라지고 난 다음에도 일상생활 중 재발이 잘 되기 때문에 과도하게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손저림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특히 신경손상은 손상 정도가 많이 진행되었을 때 발견해 뒤늦게 치료를 시작하면 회복되기가 쉽지 않다.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규영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 재활의학과 과장